4000만원 무단인출 사례 이어 같은 은행 계좌 폰뱅킹 또 뚫려

최근 수천만원대의 폰뱅킹 사고가 발생한 한 시중은행에서 또 다시 1000만원대의 폰뱅킹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폰뱅킹'이라는 수단을 이용한 유사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것이어서 예금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됐지만 경찰수사는 사고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피의자 특정도 하지 못한 채 '오리무중'인 상태다.
12일 경찰과 피해자 측에 따르면 피해자 정모씨(36)는 지난해 11월2일 새벽 1시20분쯤 A은행 자신의 계좌에서 폰뱅킹서비스를 통해 6차례 걸쳐 현금 총 1069만원이 다른 시중은행 및 금융기관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이틀 후인 4일 오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직장인 조모씨(43)도 같은 은행 계좌에 예금했던 4169만원이 다른 계좌로 무단 인출되는 피해를 당한 바 있다. 피해가 발생한 은행이 같은 은행이고 폰뱅킹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단 점도 유사하다.【2월6일자 머니투데이'계좌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4천만원…17년전 폰뱅킹이?'참조】
정씨의 경우 해당 계좌는 월급통장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지난해 2월 개설했다. 개설 당시 폰뱅킹서비스에 가입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조씨 역시 1997년 3월에 폰뱅킹서비스 가입 후 최근까지 사용한 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문자발송 서비스를 신청했고 은행 직원의 전화로 현금 인출 사실을 알게 된 조씨와 달리 정씨는 문자발송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 거래가 성사됐다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
또 조씨의 경우 이후 은행으로부터 신원 미상의 누군가가 조씨의 인터넷뱅킹에 동의 없이 로그인한 뒤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하고 공인인증서 발급을 시도하면서 보안카드 일련번호 및 관련정보를 조합해 취득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점도 정씨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다. 당시 사용된 IP주소는 서울, 중국 베이징, 미국 등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스마트폰에서 악성코드가 깔린 앱을 다운받았다거나 파밍 사기를 당해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실수를 한 적도 없는데 보험사 손해사정인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은 고객과실이라 보상해 줄 수 없다는 은행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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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유출되거나 부정 발급된 정보로 고객이 피해를 보면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은행이 '전례'가 없다며 배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씨와 조씨는 해당 사건을 각각 인천 남동경찰서와 경기 군포경찰서에 신고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씨 사고의 경우 송금된 계좌에 명의를 빌려준 2명에 대해 검찰 송치를 마친 상태다. 조씨는 이번 피해와 관련해 A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A은행 측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