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 친구 "지난 월요일에 고백…교제 시작"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문창석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광란의 버스 질주'로 숨진 이모(19)군과 중태에 빠져 '장기기증'을 결정한 장희선(19)양이 교제한 지 사흘밖에 안된 '풋풋'한 짝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일 이군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군의 중학교 친구 A군은 "이군의 여자친구도 의식불명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입을 열었다.
이군의 친구에 따르면 올해 동서울대 컴퓨터정보학과에 장양과 함께 입학한 이군은 월요일인 지난 17일 장양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장양이 이군의 고백을 받아들이면서 이군과 장양은 공식 '캠퍼스 커플'이 됐다. 그러나 불과 사흘만에 이들은 참변을 당했다.
사고는 이군과 장양이 함께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학교 신입생환영회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벌어졌다. 이들은 30-1번 버스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고 문제의 3318번 버스가 뒤에서 30-1번 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음에 따라 사고충격은 고스란히 이들에게 전해졌다.
이군은 이전에도 종종 그랬던 것처럼 이날도 여자친구인 장양을 집까지 바래다주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이 서울 도봉구인 이군은 장양에게 '어차피 우리 집 가는 길이다'라며 따듯한 거짓말로 장양을 배려하면서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장양의 집까지 함께 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이군에 대해 "원래 그렇게 착했다"며 "친구들과 술 한잔 하는 날이면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 모든 친구들을 챙겨주고, 집에 데려다줬던 그런 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수능시험을 마친 뒤 함께 여행을 떠나 재미있게 지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한데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날 빈소에는 이군의 어릴적 벗부터 대학교 동기까지 30여명의 친구들이 모여 이군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슬픔을 나눴다. 이들은 장례식장 내 텔레비전에서 당시 사고를 보도하는 뉴스가 나오자 울먹이거나 멍하게 하늘만을 바라봤다.
한편 전날 밤 11시40분쯤 염모(59)씨가 몰던 3318번 시내버스가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택시 3대를 연속으로 들이받은 뒤 송파구청 사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와 승용차 4대를 잇달아 치고 이어 30-1번 노선버스를 들이받았다.
독자들의 PICK!
이 사고로 염씨와 노선버스에 타고 있던 이군 등 2명이 숨지고 장양 등 1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