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억 '꿀알바'…5만~5억원 고무줄 노역 기준은?

일당 5억 '꿀알바'…5만~5억원 고무줄 노역 기준은?

김정주 기자
2014.03.24 13:23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노역 대가 5억원 비난 봇물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 사진=네이버 인물 캡쳐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 사진=네이버 인물 캡쳐

400억원대 벌금과 세금을 미납한 혐의로 기소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일당 5억원짜리 노역을 시작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원이 재벌그룹 회장에 대한 봐주기 판결을 내렸다는 특혜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앞서 대법원은 2011년 12월 허 전 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법원은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하루 노역 대가로 5억원을 산정해 노역장에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일당 5억원으로 50여일 간 노역을 하면 벌금을 면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판결이었다.

벌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도피생활을 했던 허 회장은 은닉재산 찾기에 나선 검찰과 국세청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22일 자진 입국해 곧바로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유치됐다.

당초 254억원으로 확정된 벌금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긴급체포된 기간을 하루 노역을 한 것으로 계산돼 249억원으로 액수가 최종 결정됐다. 벌금 대신 노역을 택한 허 전 회장으로서는 49일 동안만 노역장 생활을 하면 되는 셈이다.

형법 제69조 2항에 따르면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돼 있다. 일반적으로 노역 일당을 5만~10만원으로 산정하는 점을 감안할 때 허 전 회장의 노역 일당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일반적인 노역 액수보다 5000~1만배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노역장 유치일수가 최대 3년이라는 점에서 벌금액수가 큰 재벌 회장의 경우 노역 일당이 다소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동안 벌금형을 선고받은 재벌 회장의 노역 일당과 비교해도 허 전 회장의 몸값은 역대 최고다.

벌금 2340억원을 선고받은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노역 일당은 3억원이었다. 또 1100억원의 벌금형이 내려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하루 노역 대가는 1억1000만원, 벌금 400억원이 선고된 손길승 SK 명예회장의 노역비는 1억원이었다.

법원의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노역을 하더라도 교도소 내 환경미화나 간단한 제품 만들기 등 사실상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지낼 수 있는데다 공휴일에도 5억원을 삭감받을 수 있다. 노역을 하지 않는 주말인 22~23일에 허 전 회장은 벌써 10억원을 탕감했다.

서울지역의 한 변호사는 "현재 환형유치금에 대한 법규정이 없어 '재벌 봐주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며 "이를 방지 하기 위해 노역장 유치기간이나 환형유치금 등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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