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유감 표명…제도개선 논의 시작
일당 5억원 노역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감을 표명하고 환형유치 제도에 대한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환형유치제도는 벌금형을 선고받고 이를 내지 못하는 경우 벌금 대신 교정시설에서 노역을 부과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25일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노역의 일당뿐만 아니라 유치기간의 적정성까지 포함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허 전회장 사건이 논란이 된 이후 열린 형사법관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논의가 오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역장 유치일수의 하한기준을 설정하는 방안 △노역장 유치기간만으로 주문을 특정하는 방안 △독일식 일수벌금제 도입의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
대법원 행정처 관계자는 "서울중앙지법이 환형유치 제도의 기준 마련에 착수했으며 전국 법원은 서울중앙지법의 기준을 토대로 이를 적용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 환형유치 제도를 안건으로 올리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논의를 바탕으로 각급 법원에서 형사실무연구회 등 내부 연구회를 통해 합리적인 운영기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 개정 추진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수석부장판사 회의 논의 내용까지 검토한 뒤 적절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 전회장에게 '봐주기' 판결로 인해 지역법관(일명 향판)에 대한 비판이 이는 것에 대해서는 "지역법관제로 인해 국민 전체의 법 감정에 반하는 재판이 이뤄진다는 비판이 있다면 개선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400억원대 벌금과 세금을 미납한 혐의로 기소된 허 전회장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노역 일당을 5억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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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69조 2항에 따르면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범위 내에서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돼 있다. 허 회장에 대해서는 일당을 낮춰 3년까지 노역장 유치가 가능했음에도 법원이 50일만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해 논란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노역 일당은 5만~10만원으로 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