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상표권과 도메인 네임과의 관계

[법과시장]상표권과 도메인 네임과의 관계

정동준 특허법인 수 변리사
2014.04.28 07:15
정동준 변리사
정동준 변리사

기업의 홈페이지는 보통 기업의 이름과 같은 주소를 쓴다. 그런데 상표권자와 도메인 네임의 소유권자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대법원에서 2008년9월에 선고한 판결에서는 상표권자와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가 다를 경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원고는 장수온돌이라는 표장을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을 받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또다른 업자가 “www.장수온돌.com" 이라는 도메인 네임을 사용하여 사업을 했다. 이 업자는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식회사 넷피아닷컴에 이 한글인터넷주소를 등록했다. 파는 상품도 전기침대 등으로 비슷했다.

대법원은 피고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행위에 대해 상표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한글인터넷주소와 이 사건 등록상표의 표장 및 사용상품이 동일 또는 유사하다"며 "한글인터넷주소의 등록 및 사용이 상표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안에서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는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해당하는 침대 등을 팔고 있었는바 상표의 사용에 해당된 것으로 판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메인 네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결국 상표권자와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가 다를 경우,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가 도메인을 상표적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보고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표권자와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가 다르고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가 해당 도메인 네임을 상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을까.

A씨는 ‘www.mahamall.com’, ‘www.mahamall.net’, ‘마하몰.kr’, ‘마하몰.com’이라는 도메인이름과 ‘마하몰’이라는 한글인터넷도메인이름을 등록했다. 이후 인터넷 사용자가 이 주소 중 하나를 입력하면 A씨가 운영하는 불교정보 포털사이트인 '사찰넷'으로 연결되도록 했다.

당시 '마하' 또는 'MAHAMALL'은 이미 상표로 등록이 돼 있던 상황이었다. A씨는 상표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법원은 "'마하몰'이라는 표시는 '사찰넷' 웹사이트에 접속되는 과정에서 잠시 나타난 후 곧바로 사라져버리고 ”www.sachal.net"이라는 도메인 네임으로 표시된다"며 "'www.mahamall.com'이 상표적으로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표권자의 상표와 동일, 유사한 도메인 네임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상표적인 사용이 아니라면 적법하게 해당 도메인 네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표권자의 상표와 동일, 유사한 도메인 네임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이 상표적인 사용이 아니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상표법 위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는 도메인을 사용할 수 없다.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잘 알려진 상표의 경우 상표권자가 해당 도메인 네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기회로 삼아 해당 도메인 네임을 선점하여 사용할 경우 부정경쟁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용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04년5월 "viagra.co.kr"라는 도메인 이름 아래 생칡즙, 재첩국, 건강보조식품의 판매 영업을 하였지만, 해당 웹사이트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viagra"가 아닌 독자적인 상표를 부착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상표적인 사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생칡즙과 비아그라의 상품이 전혀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viagra.co.kr"의 도메인 네임 소유권자는 상표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비아그라” 상표의 경우 이미 그 당시 국내에서 주지, 저명한 상태의 잘 알려진 상표였으므로, 상표적 사용이 아니더라도 피고는 상기 도메인 네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마하몰은 '국내에서 잘 알려진 상표'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정경쟁방지법에는 저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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