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대학 전공에 따라 행정,공학 전문가로 해명

한국선급이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눈속임 해명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선급은 지난해 초 세월호 증축 당시 복원성 검사 등을 시행한 곳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책임과 관련한 수사 대상 중 한 곳이다. 최근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려야 하는 해명자료조차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선급에 따르면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한국선급의 회장 현황'이라는 보도 해명 자료를 지난 6일 게시했다. 앞서 언론은 1980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선급의 회장을 역임한 인사 8명이 모두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 출신으로,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던 터였다.
해명 자료에서 한국선급은 "설립된 이후 대부분의 회장이 해양수산부에서 퇴직한 낙하산 관료였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역대 회장을 대학교수(3명), 국회의원(1), 해양수산부(6), 해사유관기관(1), 선급직원(1)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수부 출신이 6명에 불과하다는 해명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지난 96년 해양수산부가 설치되기 전 같은 업무를 맡았던 해무청, 교통부 출신 인사도 2명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선급 측이 '국회의원', '해사유관기관'이라고 출신을 각각 밝힌 제 7대 권성기 회장, 8대 김상진 회장은 모두 해무청, 교통부 관료 출신이다.
오히려 이같은 해명은 '해양수산부'라는 독립 부처가 설치되기 이전부터 '낙하산 관행'이 뿌리 깊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선급은 역대 회장의 프로필을 설명한 표에는 대학 교수 출신은 '교수 출신'이라고 표시하면서 관료 출신은 '전문가'라고 표시했다. 부처에서 관료 생활을 했어도 대학 전공에 따라 토목공학과를 나왔으면 '공학전문가', 법학과를 나왔으면 '행정전문가', 해양대를 나왔으면 '해사전문가'라고 식이다.
다른 해명자료 역시 사실관계에 대한 해명보다는 주장을 나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선급이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의 중간에서 '해양마피아'와 해운회사들의 이익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 의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한국선급은 철저한 독립성과 제3자성에 기초한 공인검사기구"라며 "그 어떠한 정부나 해운회사들과도 이익의 연결고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선급은 세계 해양안전 확보라는 공적 활동 수행 주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선급이 공무원과 정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해명이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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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등에 따르면 한국선급 임직원들이 2012년12월 해수부(당시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에게 식사와 향응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됐다. 검찰은 또 2011년 추석 때 한국선급 측이 해수부(당시 국토해양부) 국장급 간부 등 공무원 10여명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한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달 11일에는 한국선급의 전현직 임직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정부 지원 연구비를 빼돌린 혐의로 해양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여기에 검찰이 한국선급 본사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벌인다는 정보를 부산해양경찰서는 정보과 소속 이모 경사가 미리 한국선급 법무팀장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 것으로 드러나 해경과 한국선급의 유착 의혹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또 한국선급 측은 '검찰의 참고인 출석 요청 전화 관련 대응'이라는 내부 문건을 만들어 각종 수사 대응 지침을 전달하는 등 검찰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한국선급 측은 해명자료가 이처럼 눈속임이거나 호도된 내용임에도 추가적인 해명에는 극히 소극적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언론의 요청이 많아 해명자료를 게재한 것"이라며 "궁금한 것들에 대한 설명은 해명자료를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스로 '공적 활동 수행 주체'라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데도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라며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인데 '눈속임 해명'이나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