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하가 상사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부하는 해양경찰, 상사는 해양경찰청장이다. 지난 7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진도군청에서 "탑승자 확인 작업을 벌인 결과 구조자가 2명 감소하고 실종자가 2명 증가했다"며 "실종자가 2명 증가한 이유는 탑승자 명부에 없었던 중국인 2명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국인 2명, 예비부부 이씨와 황씨는 이미 시신이 수습돼 지난달 25일 발인을 마친 사람들이었다. 실종자에 포함될 수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취재진은 "왜 거짓말을 하나, 대국민 사기극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인 고명석 해경 국장이 어떻게든 설명을 하려 했으나 본인도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 인천의 해양경찰청에서 담당자를 불렀다.
다음날 담당자가 도착하고서야 의문이 풀렸다. 지난달 18일 인원수를 발표한 이후 변동사항을 그동안 발표하지 않다가 20일이 지난 후에 최종 내역만 발표하면서 그 과정에서 생긴 오류였다.
대책본부는 지난달 18일 탑승객 총인원을 476명으로 발표했다. 21일 구조자 명단에 올라있던 2명이 중복집계 등으로 삭제됐다. 총인원이 474명으로 줄어드는 것이 당연했다. 21일과 23일 수습된 2구의 시신이 승선객 명단에 없던 중국인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총인원이 476명으로 다시 원위치됐다. 늘어난 전체 인원수에서 변하지 않은 구조자와 사망자 수를 제외하니 실종자 수가 2명 증가한 것이다. 이런 내용이 없이 숫자상의 변화만을 설명하다보니 발인까지 마친 희생자가 실종자로 둔갑했다.
명단 확인을 담당한 해경은 이 내용을 해경청장에게까지 보고하지 않았다. 해경청장이 모르니 대통령도 알 수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담당 해경 과장은 최종 보고가 어디까지 된 거냐는 질문에 "수정작업을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형사과 내에서만 알고 있었다"라고 대답했다. 언론도 20일 넘게 실종자 수를 잘못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언론에 발표된 남은 희생자 숫자만을 보면서 초조하게 가족을 기다려왔다.
부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된 보고를 요구하지 않은 책임, 오류를 발견했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 책임이 해경청장에게 있다. 해경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과정은 유난히도 소통이 부재했다. 이 모든 문제의 끝에 누가 앉아 있는지는 공무원 모두들 너무 잘 알고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