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이 검찰은 민감한 사안들을 급작스레 처리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존재 여부를 가리는데 발표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필요 이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모두 공개하며 '채동욱 망신주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정작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법을 어기고 뒷조사를 벌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조사에 그쳤다. 검찰은 관련인사에 대한 소환조차 안했다. 서면조사 및 관련자의 주거지 인근으로 방문하는 '친절한' 조사 끝에 "청와대는 정상적인 특별감찰을 했다"는 면죄부를 줬다. 청와대 및 국가정보원 직원의 뒷조사에 대해도 '개인적인 일탈'로 마무리 지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법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으로서 검찰은 채 전총장의 혼외자 진위 여부가 아닌 청와대의 불법 사찰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집중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수사절차는 간략하게 처리했고 그 결과의 발표시기도 적절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검찰의 이같은 '문제 풀기'가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 역시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남북정상회담 NLL 대화록 유출로 고발된 김무성 의원 등을 무혐의 처분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이 결정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직전 유세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대화록과 거의 같은 내용의 문건을 현장에서 읽었지만 유출 논란이 일자 "대화록 문건을 '찌라시'에서 봤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에 대한 무혐의 처분은 한달여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판여론 등을 의식해 발표시기를 저울질하다 이목이 덜 집중되는 시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채 전총장 수사결과 등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백번 검찰 입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다. 한때 전 국민적 관심사였던 이슈의 결과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친절하게 알리는 시기나 방법 역시 '원칙'에 포함시켜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