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명 살인' 세월호 선원 4명 법정에…30일만에 기소(종합)

'281명 살인' 세월호 선원 4명 법정에…30일만에 기소(종합)

목포(전남)=김훈남·김유진 기자
2014.05.15 13:50

[세월호 참사]"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 선장 등 4명 살인혐의 기소…1970년 남영호 사건이후 2번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는 세월호의 침몰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제와 동일한 구조의 모형을 만들었다. /사진=김훈남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는 세월호의 침몰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실제와 동일한 구조의 모형을 만들었다. /사진=김훈남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안상돈 검사장)가 승객들을 방치한 선장 이준석씨 등 4명에 대해 살인죄로 책임을 묻기로 했다.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진도 인근 맹골수도 해역에서 가라앉은 지 30일만이자 이번 사건 첫 기소다. 침몰사고에서 승객구호 책임을 물어 선원에게 살인혐의를 적용한 것은 1970년 남영호 사건이후 두 번째다.

합수부는 15일 세월호 사고 당시 승객구호의무를 저버려 승객과 선원 등 281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으로 선장 이씨와 1등 항해사 강모씨, 2등 항해사 김모씨, 기관장 박모씨를 광주지법에 구속기소했다.

합수부에 따르면 이씨 등은 사고 당시 무전기와 방송 등 선내에 마련된 통신시설로 승객 구호명령이 가능했고 퇴선명령이 없다면 승객들이 익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퇴선명령 등 적절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부는 그 결과 기소 시점까지 281명의 희생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살인혐의의 피해자로 재판에 넘겼다. 이씨 등은 또 구조된 172명 중 선박직·승무직 선원 20명을 제외한 승객 152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와 업무상과실선박매몰, 선원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부는 이씨 등이 직접 승객들을 죽이지는 않았으나 승객구호를 하지 않으면 이들이 숨질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실제 행위 없이 피해자를 방치하는 방식으로 숨지게 하는 것)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법원에서 살인혐의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선장 이씨에 대해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혐의를, 1·2 등 항해사, 기관장에겐 유기치사상 혐의를 예비적으로 적용했다.

구속된 나머지 선박직 선원 11명에 대해서도 선박에서의 역할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 혐의와 유기치사상,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아울러 합수부는 현재까지 드러난 세월호의 침몰원인과 사고당시 선원들의 행동 등 이들의 살인혐의를 입증할만한 정황들 역시 공개했다.

합수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세월호는 2012년 일본에서 도입된 이후 증톤(증축)을 거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양을 늘렸는데, 지난해 3월 운항 초기부터 복원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럼에도 세월호는 사고 전날 적정 적재량 1077톤의 2배에 달하는 2142톤의 화물을 싣고 운항했다. 고박(화물고정)은 부실한데다 평형수도 1308톤가량 줄여 출항부터 복원성을 심각하게 잃은 상태였다고 합수부는 전했다.

이튿날인 16일 오전 제주로 향하는 항로에 따라 맹골수도에 들어간 배는 5도 이상 변침(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금한 규정을 어기고 15도 이상 변침을 했고 결국 8시48분 침몰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배의 경우 기상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운항을 하기 위해 35도까지 변침이 가능했으나 이미 복원성을 상실한 세월호는 5도가 한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배의 기계적 이상은 없었다고 한다.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선원들은 별도의 지시 없이도 조타실로 모여들었고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했다고 한다. 이후 배 내부에 바닷물이 들이닥칠 위기에 처하자 선원들은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교신을 끊고 배 밖으로 나가 해경에 구조됐다.

그 과정에서 기관장 박씨는 객실 통로에 부상당한 채 쓰러져 있던 조리원 2명을 방치한 채 탈출했다. 선원들은 이후 합수부 조사에서 "내가 살겠다는 생각밖에 안했다"고 말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배가 기울어 이동을 할 수 없었다는 변명에 대해서 합수부는 "사고 이후 일부 선원들이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챙기려 선실에 드나든 만큼 충분히 승객을 구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한편 합수부는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현재 구속돼 있는 김한식 대표 등 선사 청해진해운 임직원 5명에 대한 보강수사와 한국해양안전설비 임직원에 대한 부실 구명장비 점검 혐의에 수사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증톤 설계 등 개조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관련자 소환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해경의 초동대처 부실의혹에 대한 수사도 곧 착수할 전망이다. 향후 사법처리하는 관련자들에 대한 기소 역시 법정 공간문제 등을 고려해 목포지원이 아닌 광주지법에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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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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