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없대요" 사비 털어 화재 진압용 장갑 사는 소방관들

"예산 없대요" 사비 털어 화재 진압용 장갑 사는 소방관들

이슈팀 이재원 기자, 한정수
2014.05.28 15:45

["잊지 말자 4·16" - '안전이 복지다' <2부>"안전은 시스템이다">]<2-3>일부 소방관들 "각 지자체 예산 따라 소방 살림 좌지우지"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 구조 작업을 벌인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 구조 작업을 벌인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스1

최근 고양 터미널 화재 등 연일 화재 사건이 발생하며 소방 공무원들의 노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 구조 활동 시 필요한 장비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제 때 보급되지 않아 일부 현직 소방 공무원들이 사비로 필요한 장비를 구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방 공무원은 지방직 공무원으로 분류돼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해당 시도의 예산 수준에 따라 소방 예산과 장비 지원 등이 이뤄진다.

하지만 소방 공무원 처우를 비롯해 재난을 총괄하는 소방방재청은 장비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소방 공무원 처우 관련 글에 현직 소방 공무원들이 댓글을 달며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자신을 현직 소방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화재 진압 장갑을 6개월 쓰면 너덜너덜해지는데 현재 3년째 지급이 되지 않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영국 제품으로 화재 구조용 장갑을 1년에 2개씩 사비로 구입해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화재 진압용 장갑은 국내 쇼핑몰에서 현재 5만∼6만원에 판매 중이다.

또 다른 한 소방 공무원은 "평소 활동할 때 신는 활동화가 다 떨어져서 신발 지급을 요구하니 예산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며 "2년이 다 돼가도 지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게시글과 댓글들은 다수의 누리꾼들에 의해 캡처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며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댓글을 게재한 A씨는 지방 한 광역시 소속의 소방 공무원으로 28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화재 진압 장갑의 경우 내구성이 아무리 좋아도 1년 이상 쓰기 힘들다"며 "하지만 예산 부족 문제로 (장갑이) 지급 되지 않아 일부 소방 공무원들은 사비를 들여 장비를 사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6년 간 소방 공무원으로 일해왔는데 그 기간 동안 장갑을 1켤레 지급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댓글 게재자인 소방 공무원 B씨는 "장비 부족, 노후화 등은 일선 소방관들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지자체 별 상황에 따라 소방 공무원들의 장비나 처우가 많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각 시도의 예산 수준에 따라 소방 살림이 좌지우지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충청북도의 한 소방서에서 2007년 5월부터 2년여간 의무소방원으로 복무했다는 직장인 신모씨 역시 소방 공무원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신씨는 "복무 당시 화재 진압용 특수 장갑이 없어 일반 작업용 면 소재 목장갑을 착용하고 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며 "물에 잘 젖는 목장갑의 소재 탓에 젖은 손으로 현장에서 폐기물을 만지다가 감전을 당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소방 공무원은 지방직 공무원이라 그럴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며 "지방직 공무원에 대한 보급품 지급은 각 시·도 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이지 중앙에서 해결해줄 문제는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한 지방 광역시의 예산담당관은 "시 예산이 한정돼 있다 보니 소방 공무원들의 요구를 100% 들어주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일부 현직 소방 공무원들이 필요한 장비를 사비로 구입한다는 주장이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부 현직 소방 공무원들이 필요한 장비를 사비로 구입한다는 주장이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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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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