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소방관 등 특수직 고려 無…평균 수명 58세로 낮지만 지급 연령 65세로 일반직과 동일

당정이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현장 근무가 많고 위험한 소방관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관들의 공무상 순직·부상이 많아 평균 수명이 연금 수급 연령보다 낮아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3일 공무원연금공단의 ‘연도별 퇴직연금 수급자 직종별 평균 사망연령’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퇴직한 소방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58.8세로 전체 공무원 중 가장 낮았다.
소방공무원 평균 수명이 낮은 이유로는 과도한 근무와 현장 위험성으로 인한 공무상 사망·부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현직 소방관 중 48%인 1만6713명이 건강관리 대상이다. 최근 5년 간 연평균 순직자가 5.8명, 부상자가 325명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는 소방공무원의 이 같은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재정적자 부담을 덜기 위해 연금지급 개시연령을 현행 60세에서 오는 2031년까지 65세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는 일반직과 소방공무원 모두 일괄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소방관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부분이다.

일반직 공무원과의 평균 수명을 비교해 보면, 장관 등 정무직 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72.9세 였으며 교사 등 교육직 공무원은 67.7세, 법관 및 검사가 66.2세, 국가 일반직 공무원은 65.3세로 소방관에 비해 높다.
현행대로 진행돼 연금을 수급하게 될 경우 평균 수명보다 7년 뒤에 연금 수령이 가능해 기여만 하고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특히 소방관은 대다수 직급이 하위직에 쏠려 있고 퇴직 시까지 현장에서 뛰는 경우가 많아 피로가 크기 때문에 연금수급연령에 대한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공무원연금 개혁안대로 개정이 이뤄지면 오는 2031년에는 60세 정년을 마치고도 5년을 더 관련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 타 공무원에 비해 체력 부담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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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은 업무 특성에 대한 고단함을 전하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북 부안소방서의 정은애 소방경은 지난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민들의 과분한 사랑과 달리 공직사회에서 119의 위치는 최하위”라며 “소방관은 현직에서 건강을, 퇴직 이후에는 빨리 사망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방서에 근무하는 소방장 A씨는 “명예퇴직이 활성화 돼 있지 않아 노후에도 끝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무로 갈 수 없으니 결국 다시 현장으로 가야 하는데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금 밖에 기댈 게 없다”고 전했다.
소방교 B씨는 “예전에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 분이 소방관들이 기여금만 내고 너무 빨리 돌아가신다며 오래 사시라고 했다”며 “현장에 오래 계신 분들은 골병이 들어 5~10년 안에 다 돌아가시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다른 소방교 C씨도 “현장에서 조금씩 데미지를 입은 게 건강이 나빠져 치유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며 “공무원연금을 개선하더라도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고 전했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외국에서 소방공무원들은 타 공무원에 비해 퇴직 연령이 낮고 순직이나 장애 시 급여가 따로 잘 마련돼 있다”며 “공무원연금 수급연령을 일반 공무원들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