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환자 유서 남기고 투신… "환자·가족들 의료복지 사각지대 내몰려"
1년여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던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루게릭병을 앓던 A씨(67)가 전날 오후 2시57분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 7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가족들이 투신 장면을 목격하지 못하도록 집을 나선 뒤 아파트 복도 창문을 통해 몸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방에선 "호강시켜 주지 못하고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 1장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부터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A씨는 최근 안면근육 움직임이 힘들어지고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추락 후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되며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이 막대한 치료비와 간병 부담 등을 떠안고 있어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루게릭병 환자는 지난해 3082명에 달했다. 환자 1인당 연평균 치료비는 572만원으로 조사됐다. 2009년 367만원 대비 56% 증가했다.
조광희 한국ALS협회 사무처장은 "루게릭병은 발병하면 호전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평생 치료받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 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루게릭 환자 실정에 맞는 지원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