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파발 총기사고' 한달만에…진급 위해 실탄 내버린 경찰

[단독]'구파발 총기사고' 한달만에…진급 위해 실탄 내버린 경찰

김종훈 기자
2015.09.22 15:37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의 자리에 모의 권총이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제공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의 자리에 모의 권총이 놓여져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로 경찰의 총기관리 실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현직 경찰관이 진급을 위해 실탄을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동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 교육담당 A경사 등 3명이 격발되지 않은 38구경 실탄 35발이 든 탄약박스를 유기한 혐의로 내부 감찰을 받고 있다.

A경사는 지난 18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정례 사격훈련 도중 해당 실탄박스를 도봉경찰서 사격장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경사는 사격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 과거 높은 점수의 사격훈련 결과를 이날 쏜 것처럼 허위 제출하고, 자신에게 할당된 탄약 1박스를 빠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 1인당 사격하는 실탄은 연습사격5발과 속사 20발, 완사10발 등 총 35발로 이뤄진다. 꼭 1인 할당량에 해당하는 실탄이 유기된 셈이다.

이 탄약박스는 도봉경찰서 사격장 폐기물을 관리하던 고물처리장 주인 B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신고를 받고서야 잃어버린 실탄의 소재를 찾은 결과, 동대문경찰서는 보고된 실탄 소비량에 비해 탄피 36개가 모자라고 탄약 박스마저 비어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찾지 못한 탄피 1발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수많은 탄피를 관리하다 보면 개수에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이번 실탄 유기 사건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또 감찰 대상이 된 경찰관이 선배 경찰관 대신 '대리사격'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배 경찰관이 정년을 앞두고 있어 후배 경찰관에게 대신 사격하게 해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5일 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박모 경위(54)가 총기사고를 내 박모 상경(21)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관리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한 매체는 현직 경찰관이 보유 중이던 38구경 실탄 28발과 K2소총 실탄 5발, 탄피 12발을 입수, 사진을 찍어 보도하기도 했다. 실탄을 외부에 유출하거나 소지하는 행위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임에도 현직 경찰관 사이에서 버젓이 행해지는 것.

연달아 경찰의 총기관리에 허점이 드러나자 지난 14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유대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형 리볼버 권총을 갖다 드렸으니 조준부터 격발까지 진행해보라"고 요구, 경찰 총수의 '굴욕'이라는 평가마저 나왔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경찰청은 내부 감찰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관내 전 경찰서를 대상으로 실탄 관리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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