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존치 논란, 檢-法 갈등으로 확대되나

사시존치 논란, 檢-法 갈등으로 확대되나

이태성 기자, 양성희 기자
2015.12.03 17:44

대법원, 법무부 사시폐지 4년 유예 방안에 공식적으로 불편함 표현

법무부가 사법시험 폐지를 4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는데 대해 법원이 공식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냈다. 사시존폐 여부를 놓고 법조계가 전부 분열되는 모양새다.

대법원은 3일 법무부의 사시폐지 4년 유예 방안 추진에 대해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관한 사항은 법무부가 단시간 내에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법무부의 결정에 법원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여기에 법원은 "사시 폐지 유예가 필요한지, 만약 필요하다면 4년이라는 기간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법원, '4년 유예' 결정서 배제…법원 검찰 갈등으로 확산되나

법원은 그동안 사시존폐 여부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각계의 의견이 갈리는 만큼 원점에서 논의가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법원이 갑자기 법무부의 결정에 반감을 드러낸 것은 의견 수렴 과정에 법원이 완전 배제돼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이날 "사시폐지 유예가 필요하다는 판단의 근거에 관해 (법무부로부터)사전에 설명을 듣거나 관련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법무부와 따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대법원의 의견이 법무부와 확연하게 갈릴 경우 법조계의 양 축을 담당하는 법원과 검찰마저 사시존폐를 놓고 갈등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사시존폐 여부를 놓고 그동안 가장 크게 대립했던 곳은 변호사단체와 법학문대학원 협의회다. 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방안은 두 단체의 갈등을 더욱 키웠고, 결과적으로 법원마저 이 갈등에 포함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가 사시폐지 유예 방안의 근거로 제시한 설문조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결국 유예가 된다 해도 그 기간 내내 갈등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국회에서 결론…檢·변협·로스쿨·法 4파전 되나

사시폐지는 변호사시험법에 규정돼있기 때문에 사시 존치를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무부의 사시폐지 유예 방안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사시존폐 여부를 둘러싼 법조계의 갈등은 그대로 국회로 옮겨갈 전망이다.

현재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는 사시존치 법안(변호사시험법 개정안) 6건이 발의돼있다. 이 법안 모두 사시와 로스쿨 병행을 전제로 하고 있다. 법무부는 법사위 논의에 뛰어들어 이 개정안을 수정, 사시폐지 4년 유예로 법 개정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는 사시존치 입법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변협은 이날 "법무부의 이번 입장 발표는 4년간 유예한 뒤 사시를 폐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법무부가 책임을 회피한 것으로 이제 국회 논의과정에서 존치하는 입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협의회 역시 "법무부가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방침을 스스로 버렸다"며 "국회 입법과정에서 법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대법원의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따로 추가될 경우 국회에서는 사시존폐를 둘러싼 법조계의 4파전이 벌어지게 된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폐회까지 1주일만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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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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