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옛 진로회장 차남 "아버지 회사 뺏겼다" 측근 고소

[단독]옛 진로회장 차남 "아버지 회사 뺏겼다" 측근 고소

김훈남 기자, 김민중 기자
2016.04.14 05:24

"부친 해외도피 틈타 의류수입업체 K사 가로채" 지난해 11월 고소장 제출

그래픽=김다나 디자이너
그래픽=김다나 디자이너

지난해 숨진 고(故)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의 아들이 "아버지의 실소유 회사를 가로챘다"며 장 전 회장 측근을 고소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의 차남 장모씨(30)는 지난해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명품의류 수입업체 K사의 전 경영진 정모씨(65)와 김모씨(63)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현재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K사는 이탈리아 명품여성의류를 독점 수입해 국내 면세점에 공급하던 업체다. 장 전 회장은 1994년 전 소유주 한모씨로부터 44억원에 K사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K사는 세금 문제 등으로 진로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지 않았고, 장 전회장은 정씨에게 K사 지분을 맡겨 관리하게 했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K사 인수를 포함해 물류·유통·건설 등 사세를 확장하던 장 전 회장과 진로그룹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앞두고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1997년 2월과 3월 한보사태와 삼미그룹의 부도로 은행권은 자금줄을 조였고, 진로그룹은 같은 해 9월 부도 직전 화의(현 워크아웃)를 신청했다.

결국 장 전 회장은 진로의 지분을 양도하고 경영권을 포기했으나, 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수사단은 2003년 9월 부실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장 전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2004년 2월 1심에서 징역 5년6월을 선고받았던 장 전 회장은 그해 10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2005년 2월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장 전회장은 10년이 넘은 도피생활 끝에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장 전 회장이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 채무가 많아 K사의 지분관계를 주장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해 정씨가 회사를 가로챘다는 게 장씨의 주장이다.

장씨는 고소장에서 "정씨가 장 전 회장의 동의 없이 회사의 자본금을 인출하고 회사의 이익을 가로챘다"며 "정씨 자신의 동생을 K사의 자회사 대표로 앉혀 재고판매에 따른 부당이익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는 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사옥으로 사용 중인 강남 소재 빌딩을 매입했다"며 "정씨의 딸들 명의로 건물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회사를 사유화했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 장씨가 해외에 머물고 있어, 대리인을 통해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조만간 정씨 등에 대한 소환일정을 잡고 통보할 방침이다.

한편 정씨와 김씨는 K사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수익을 회사가 아닌 홍콩 국적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8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정씨 등은 현재 항소심에서 재판 중이며, 지난 1일 재판 장기화에 따른 구속기간 만료,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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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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