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 '홍콩 젠투펀드 사건' 판매 금융기관 책임 인정받아

법무법인 바른, '홍콩 젠투펀드 사건' 판매 금융기관 책임 인정받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5.04 14:51
법무법인 바른 로고./사진제공=법무법인 바른
법무법인 바른 로고./사진제공=법무법인 바른

법무법인 바른이 2020년 발생한 이른바 '홍콩 젠투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 금융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첫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희석)는 지난달 17일 국내 유명 제조기업 A사가 신한투자증권(옛 신한금융투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신한투자증권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이 A사에게 손해배상금 558만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72억5천만 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재환·김현성 변호사가 이 소송을 담당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A사는 2019년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홍콩 젠투파트너스(Gen2 Partners)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해당 상품은 국내 시중은행 채권 등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안내됐다. 그러나 2020년 젠투 운용사가 자산가치 하락을 이유로 돌연 환매 연기를 통보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을 단순 판매사가 아닌 DLS의 '발행사'로 보고, 그에 상응하는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먼저 투자 구조에 대한 조사 및 설명이 미비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신한투자증권이 펀드 자산가치(NAV) 산출 방식과 산출 불능 시 발생할 위험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지 않았으며, 판매 직원이 NAV 산출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부실한 설명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펀드의 레버리지 전략 위험성을 간과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젠투 펀드가 무제한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운용사 측에 형식적인 이메일 확인만 거친 뒤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단정해 투자자에게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를 상품의 위험도를 실제보다 낮게 오인하게 만든 중대한 과실로 봤다.

마지막으로 신한투자증권이 금융상품의 안정성을 과장 홍보한 점이 인정됐다. 실질적인 보험이나 보증 등 안전장치가 전혀 없었음에도 '시중은행 채권 편입'만을 강조하며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인 것처럼 홍보해 고객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방해했다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1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 젠투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기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사법부 판단이다.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는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젠투 DLS 등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했고, 금융사들은 이를 '국내 은행 채권과 연계돼 원금 손실 가능성이 극히 낮은 안전 자산'으로 홍보해 약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2020년 초 운용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이유로 돌연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이번 판결은 유사 소송에서 투자자들이 연이어 패소하던 흐름 속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동일하게 젠투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상품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의 청구를 전부 기각한 바 있다(2024가단5077903). 당시 법원은 "설명서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기재되어 있고 투자자가 직접 서명했다"는 점을 근거로 금융기관의 기망이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문 지식을 갖춘 법인 투자자나 공격형 투자자의 경우 금융기관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NAV 산출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과 운용사 전략을 검증하지 않은 채 '안정적'이라고 홍보한 행위를 명백한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판단함으로써 법인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법인 바른 김재환 변호사는 "동일한 젠투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더라도 금융사가 상품을 어떻게 설계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했느냐에 대한 철저한 입증에 따라 법적 책임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이번 결과는 향후 젠투 사태와 관련한 수많은 미해결 분쟁에서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금융기관이 상품을 검증하고 고객에게 위험을 알리는 과정에서 얼마나 철저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복잡한 금융 구조 뒤에 숨겨진 불법행위를 날카롭게 파악해 의뢰인의 자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사건은 신한투자증권이 제시한 사적 화해 방안에 동의하지 않은 일부 투자자가 제기한 소송으로 법원이 인정한 배상 비율은 사적 화해 비율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