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두고 '증거인멸 우려' 입증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다만 수사가 장기간 진행된 만큼 현시점에서 구속 필요성을 추가로 소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방 의장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보완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이 지난달 24일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한 지 열흘째다. 경찰은 보완수사 결과를 토대로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방 의장의 경우 혐의의 중대성은 비교적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방 의장이 취한 부당이득이 1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로 얻은 이익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될 수 있다. 다만 방 의장이 거래 과정에서 위법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었는지 등 고의성 입증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주 우려는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지난해 9~11월 진행된 5차례 경찰 조사에 모두 출석했고 주거도 일정하기 때문이다.
증거인멸 우려 입증이 쟁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방 의장은 지난해 8월 경찰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고, 이후 한 달 간 사용한 휴대전화 두 대를 첫 소환조사 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 상장 직후인 2020년 10월 사내 메신저가 변경돼 경찰이 관련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 의장의 지위도 고려 대상이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 연루된 임직원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 지난해 6월 미국에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전 CIO(최고투자책임자)의 존재도 변수로 거론된다. 김 전 CIO는 방 의장의 측근이자 하이브 상장 전후 지분 거래 중심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법조계에서는 방 의장에 대한 영장 청구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사가 1년 넘게 장기화한 만큼 증거 인멸 여지가 적어지면서다. 김수희 법무법인 안심 파트너 변호사는 "(수사 시작 이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소명이 안 된 (증거 인멸) 주장을 새로 보완해야 경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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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변호사도 "휴대전화 교체나 단순 증거 인멸 의심만으로는 입증이 어렵다"며 "특히 이미 영장이 반려됐기에 새로운 근거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상장하기 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한 뒤 하이브 임원이 설립한 사모펀드(PEF)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모펀드는 하이브 상장 후 보유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미리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매각차익의 30%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