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오늘… '병역 기피' 목적 원정출산길 차단

11년 전 오늘… '병역 기피' 목적 원정출산길 차단

진경진 기자
2016.05.24 06:01

[역사 속 오늘] 새 국적법, 2005년 5월24일 공포

2016년도 새해 첫 징병검사를 받은 신검자가 신체검사 결과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 /사진=뉴스1
2016년도 새해 첫 징병검사를 받은 신검자가 신체검사 결과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 /사진=뉴스1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선 해외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한 원정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한 달 체류비만 1000만~3000만 원 정도가 드는 원정출산에는 부유층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가세해 매년 5000~7000명 가량의 산모들이 비행기에 올랐다.

만삭의 몸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들에게 원정출산은 투자였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출산을 하면 곧바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어 해당 국가에서의 교육과 세제, 의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만해도 이중국적을 가진 남자 아이는 만17세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했는데 대부분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훗날 병역 면제가 될 수 있었다.

당시 원정출산 산모들에 대한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출국 전 태아의 성별을 감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연히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던 대다수의 국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느꼈다.

결국 국회는 외국에 일시 체류하면서 아이를 낳아 외국 시민권을 얻은 자라도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새 국적법은 2005년 5월24일 공포됐다.

새 국적법에선 원정출산으로 이중국적을 얻은 자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 위해선 무조건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면제를 받도록했다. 여기에는 부모가 유학생이거나 재외공관원, 상사 주재원 등의 신분으로 외국에 머물다 낳은 아들이 이중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도 해당됐다.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5월4일)한 이후 법무부에는 법 시행(5월24일) 전 국적 포기를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하루 평균 2~3명에 불과했던 국적 포기자는 이 기간 동안 국내외 2032명에 달했고, 국내 접수자만 1306명이었다. 이 중 남성은 1288명(98.6%)인 반면 여성은 18명(1.4%)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이중국적자 관련 또다른 문제가 논란이 됐다. 현행 국적법에 따르면 원정출산이 아닌 복수국적을 가진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 1월부터 3개월 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기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을 경우 병역의 의무가 면제되는 만 36세까지 국적 이탈을 할 수 없게 된다.

만 36세까지 한국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입영을 연기할 순 있지만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반드시 군대를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A씨 등은 병역 기피 목적이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지나치게 짧은 신고 기간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이런 규제가 없다면 이중국적자들의 국적선택제도를 이용한 병역면탈이 보다 쉽게 돼 병역자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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