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들여 만든 '로봇 교도관', 취업 못한 이유는

10억 들여 만든 '로봇 교도관', 취업 못한 이유는

박보희 기자
2016.05.26 08:06

[the L리포트][기술+형사정책]① 지능형전자발찌·드론 활용 범죄 관리…개인정보 보호 규정 마련해야

지난 2011년 '로봇 교도관' 도입이 추진됐다. 위험한 근무지나 반복적인 순찰 업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인권침해 논란을 뒤로 하고 2012년부터 투입되기로 한 로봇 교도관은 아직 미취업 상태다.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탄생한 로봇 교도관은 왜 아직도 교도소에 가지 못했을까. 시범 운용을 해보니 야간 순찰 시 발생하는 소음과 기계적 결함으로 오작동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 이후, 기술 발달이 사회 각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형사사법 분야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로봇 교도관처럼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상상을 현실로 바꿔주기도 한다. 첨단 기술은 형사정책을 어떻게 바꿀까.

'비명소리 듣는 전자발찌·범죄징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 개발될까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한국포렌식학회는 지난 19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첨단과학기술과 형사정책을 주제로 2016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 집행 단계에서의 첨단과학기술의 활용' 주제 발표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보호관찰업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전자발찌다. 2015년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전자발찌 도입 후 성폭력범죄 재범률은 초기 14.1%에서 지난해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외부의 비명소리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가 개발 중이다. 또 오는 2017년까지 과거 범죄 수법이나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의 행동 특성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범죄 징후를 감지하는 범죄징후 사전알림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태원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특정범죄자관리과 과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범죄자 범죄 경력과 이동경로 등을 분석하는 지능형 전자감시 제도를 2018년부터 시범운영하기 위해 진행중"이라며 "다만 직접 적용, 상용 가능성 등을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위험경보 울리면 '드론'이 출동한다?

범죄 현장에 드론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전자발찌를 활용한 전자감독제도는 성폭력범죄 외에도 유괴, 살인, 강도 범죄자에게까지 확대됐지만,정부는 각종 위험경보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부착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감시해야 한다.

윤 연구위원은 "위험경보 시 신속한 출동, 현재 위치 감독 등 업무에 드론을 투입시켜 전자감독 신속대응팀의 업무를 보고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외부정보 감응형 전자장치가 도입되면 보다 빈번하게 경보가 발생해 보호관찰관의 업무가 증가할텐데, 이때 현장 출동용 드론은 지능형 전자발찌의 보완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맥박의 변화나 비명소리 발생 시 목소리나 얼굴인식 기능이 탑재된 드론 등을 활용하면 대면 확인이나 출동보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인권 보호에도 친화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문제없이 활용되기 위해서는 법 제도적 근거 규정이 미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등은 주변정보를 수집하거나 수집된 대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연구위원은 "교정이나 보호관찰 분야에 새로운 첨단과학기술을 도입하기 전 관련 정보의 수집 및 이용 방법과 관리의 주체에 대해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 국가기관과 기업, 정보주체 간 정보에 대한 권한과 관리 책임 △ 수집된 정보의 보유기간 제한 △침해된 타인의 권리 구제 방안 △ 교도소나 보호관찰소 등 법 집행기관의 장치 보유 및 사용 현황에 대한 감독 △ 관련 정보 공개를 위한 근거 규정 정비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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