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전 오늘…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자유민임을.."

97년 전 오늘…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자유민임을.."

진경진 기자
2016.09.11 05:55

[역사 속 오늘]1919년 9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헌법 선포

대한민국 임시 정부 헌법./사진=위키미디아
대한민국 임시 정부 헌법./사진=위키미디아

"대한민국이 1948년 8월15일 출범했다고 이날을 건국절로 하자는 일부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역사를 외면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 역사 왜곡이고 또 역사의 단절을 초래합니다."(지난 8월12일 청와대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행사에서 김영관 선생 발언 중)

1919년 4월 각 지방 출신 대표자 27명이 상하이에 모였다. 이들은 제1차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회의를 열고 전문 10조의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통과시켰다. 국호를 '대한민국'이라 하고 정치체제를 '민주공화제'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조국 독립을 위해 외교적 혹은 무장투쟁 운동을 벌여온 단체들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중국에는 이승만을 국무총리로 한 상하이 임시정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연해주)에는 손병의를 대통령으로 한 정부 조직인 대한국민의회가 세워졌다. 국내에는 이승만을 집정관 총재로 한 한성임시정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국내에서 전국적인 3·1운동이 일어났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어난 역사적 운동이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3·1운동은 실패로 끝났다. 이들을 이끌 구심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다 효율적인 독립운동을 위해선 구심체가 될 수 있는 정부가 필요했다. 각 단체는 자연스럽게 통합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한성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대한국민의회를 흡수해 위치를 상하이에 두는 '임시정부'를 수립하기로 결론내렸다.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으로 결정됐다.

통합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이들은 1919년 9월11일 기존 임시헌장을 '대한민국 임시헌법'으로 바꾸어 선포했다. 대한민국 임시헌법 전문에는 '우리 대한 인민은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자유민임을 선언하노라'라고 명시돼 있다.

임시정부는 이후 1948년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인정됐다. 당시 헌법 전문에는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라며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포했다.

헌법 전문을 담은 '대한민국 관보 제1호'에는 발행일이 '대한민국 30년 9월1일'이라고 명시됐다.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30년 됐다는 의미다. 헌법 전문은 1960년 개정된 4차 개헌 헌법까지 변하지 않고 이어져 왔다. 하지만 5·16 군사쿠데타 이후 변화가 생겼다.

1962년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정한 5차 개헌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4·19 의거와 5·16 혁명의 이념에 입각하여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하여…'라고 명시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는 1987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6월 항쟁의 결과로 개정된 9차 개헌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로 바뀌었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월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8월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최근 건국일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의 불을 지핀 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였다. 박 대통령은 당시 축사를 통해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대한민국 건국일은 1948년 8월15일이 된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과 건국은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건국절을 법제화하겠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올 8월12일 청와대를 방문한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 김영관 선생은 "왜 우리 스스로 역사를 왜곡하면서 독립투쟁을 과소 평가하고 국란 때 나라를 되찾으려 투쟁한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의 쓰라리고 아팠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과 내일에 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감히 말씀 드린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8월15일 광복절 행사에서 다시 연단에 올라 경축사를 읽었다.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행사 후 3일 만에 내놓은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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