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편법진학 논란, 경찰청장 "야간 다니거나 쉬는날 수업 문제없어" 이상한 해명

"(로스쿨) 야간 대학을 다니는 경우도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
경찰관의 편법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진학과 관련해 경찰청장이 "야간대학을 다니거나 지구대 근무자가 쉬는 날을 이용한 경우도 있다"고 해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간과정을 운영하는 로스쿨은 존재하지 않는데 경찰 수장이 최소한의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고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들이) 로스쿨을 다 휴직하고 간 게 아니다"며 편법 휴직 지적에 대해 해명했다.
야간과정을 다니거나 지구대에서 일하면서 쉬는 날에 수업을 들은 경우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러나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로스쿨 중 야간대학을 운영하는 곳은 없다. 협의회 관계자는 "2015년 로스쿨 야간대학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긴 했지만 아직 정책적으로 허용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장이 있지도 않는 야간 로스쿨을 거론한 셈이다.
'쉬는 날 로스쿨을 다니면 된다'는 식의 해명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0월 감사원 요구로 징계를 받은 한 간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편법 휴직으로 로스쿨을 다닌 경찰관에게 징계하는 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때 재판부는 "로스쿨은 수업이나 학습량이 상당한데 경찰관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로스쿨에 다니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찰청은 이와 관련 "야간대학(과정)이 아닌 (야간에 있는) '수업'을 잘못 말한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아울러 "쉬는 날 로스쿨 수업을 다니는 것은 결격 사유가 없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말 로스쿨 변호사 자격증 취득자를 경감으로 별도 심사 승진시켜주는 제도를 만들었다. 2014년부터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감으로 경력 경쟁 채용하는 가운데 이와 형평성을 맞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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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현행 제도 아래서는 경찰관이 편법을 쓰지 않으면 로스쿨 변호사 자격을 딸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최장 2년 남짓에 불과한 연수휴직으로는 로스쿨의 3년 학업 기간을 채울 수 없다. 규칙을 앞장서 지켜야 할 경찰이 오히려 편법을 부추기는 꼴이다.
결국 편법으로 다른 구실을 만들어 추가 휴직을 하거나 경찰 업무와 로스쿨 학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구조여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이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로스쿨 진학을 장려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제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