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고인 진술 계속 바꿔 믿기 어렵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중형 선고

한 동네에서 10년 가까이 친분을 이어오던 피해자를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도주한 4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강혁성)는 23일 선고공판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조모씨(45)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반성의 기미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수사 기관에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때마다 수차례 진술을 변경했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후 변론에서도 반복적으로 (본인의) 아내와 가족에게만 잘못했다고 하고 피해자에게는 반성을 표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유가족을 비난해 2차 피해를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도 살인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반인륜적 범죄여서 용납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함으로써 참회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경제적으로 어렵던 조씨가 피해자의 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오랜 시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2000만원을 소지한 사실을 알고 있어 살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4월27일 새벽 피해자 유모씨(37)를 경기 포천의 한 공원 묘역에서 둔기로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자영업자이며 유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만난 사이다. 둘은 최근까지 친분을 유지하는 등 10년 가까이 형 동생 사이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씨가 가깝게 지내던 조씨를 만나러 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주변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하던 중 조씨가 유씨를 렌터카에 태워 포천시로 이동하는 CCTV(폐쇄회로화면) 영상을 확인해 조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조씨는 5월3일 경찰에서 한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자신의 차량에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겨둔 채 사라졌다. 경찰은 조씨의 뒤를 쫓아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마트 주변에서 발견해 같은 달 9일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