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일 하늘길 끊긴 김포공항, 국제선 사실상 ‘셧다운’

[르포]한일 하늘길 끊긴 김포공항, 국제선 사실상 ‘셧다운’

김포공항=유엄식 기자
2020.03.09 14:49
한일 입국제한 조치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발권 카운터 전경. 여행객은 거의 없고 항공사 데스크도 대부분 철수한 상황이다. /사진=유엄식 기자
한일 입국제한 조치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발권 카운터 전경. 여행객은 거의 없고 항공사 데스크도 대부분 철수한 상황이다. /사진=유엄식 기자

일본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이유로 이달 말까지 우리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자, 우리도 곧바로 맞대응하면서 양국 하늘길이 사실상 차단됐다. 이번 조치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적막감이 흘렀다.

여객보다 직원이 많다…텅빈 공항에 적막감 흘러

노선 도착과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엔 중국 상하이 홍차오 공항을 가는 여행기 2편만 정상 운영되며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출발하는 비행편은 모두 취소됐다는 공지가 표시됐다.

공항 내부엔 국내 관광을 마치고 귀국하려는 소수의 중국인 관광객만 있었다. 1층 입국장, 2층 발권 카운터, 3층 출국장 등에서 여행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텅 빈 상황이었다. 공항공사와 항공사 상주 직원만 일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발권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철수한 상태였다. 한 항공사 직원은 “지난 주말엔 일본행 출국자가 몰리면서 상당히 혼잡했는데 오늘은 승객이 거의 없다”며 “중국 홍차오 공항을 가는 승객도 소수여서 사실상 오늘 공항 운영이 끝났다고 판단해 업무 데스크를 정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일 양국 입국제한 조치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전경. 입국하는 여객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유엄식 기자
한일 양국 입국제한 조치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전경. 입국하는 여객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유엄식 기자

일본발 입국자 검역 강화…여객 감소에 소상공인 어려움 토로

일본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오전 11시47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비행편(KE712)은 이달 중 김포공항으로 들어오는 사실상 마지막 한국행 비행기였다. 200여 좌석에 승객은 채 20명도 안됐다고 한다.

이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승객들은 엄격한 검역 절차를 밟아야 했다. 일본 거주 중에 일시 귀국한 30대 승객은 “입국 과정에서 체온을 3번 이상 쟀고, 소재 파악이 가능토록 스마트폰에 별도 앱(App)을 설치하고 실제 통화까지 확인한 뒤에야 검역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 중 비자 제한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했다는 20대 승객은 “내일부터 당분간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해서 어제 급하게 표를 끊었다”며 “타고 온 비행기에 승객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김포·김해·제주에서 총 336편이 한국과 일본을 오갔다. 하지만 이날부터 양국 노선은 잠정 중단됐다.

공항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입점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커졌다.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수하물 보관·택배 서비스 점포를 운영 중인 김 모씨는 “공항에 35년 있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월세가 1500만원인데 이달 8일간 매출이 80만원이다. 임대료 감면이 아니라 아예 면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식당, 식음료점은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었고 영업 중인 점포도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국제선 터미널은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돌입한 분위기였다.

한일 양국 입국제한 조치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한일 양국 입국제한 조치 첫날인 9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도 급감…막차표 끊고 귀국 서둘러

인천국제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국 입국 제한과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했다. 하루 20만 명에 육박했던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주 개항 이후 처음으로 2만명 대로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한일 양국 입국 제한 직전인 지난 7일 104편(도착 1730명, 출발 3341명), 8일 118편(도착 3747명, 출발 5081명)이 각각 운항했다. 하지만 이날 인천공항에서 운행하는 일본행 항공편은 7대에 불과하며 전체 이용객(예약자)도 300여 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일본 오사카를 출발해 11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722편 승객 탑승객은 25명에 불과했다. 일정을 당겨 급거 귀국한 승객들은 이번 입국 제한 조치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에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국가들로 인해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코로나19 여파에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국가들로 인해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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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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