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층 고발'만 90건…대리운전·알바 뛰며 '신고' 멈추지 않는 이유

'권력층 고발'만 90건…대리운전·알바 뛰며 '신고' 멈추지 않는 이유

김지현 기자, 김주현 기자
2021.08.28 05:09

[MT리포트]고소고발시대①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 인터뷰

[편집자주] "너, 고소!" 과거 한 변호사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이 문구는 고소·고발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법적 절차가 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고소·고발은 정치판에서도 일상이 됐다. 시민단체들까지도 진보와 보수 성향으로 나뉘어 상대 진영의 대선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발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수사종결권을 가진 경찰들에게 업무가 몰리고 이 때문에 국민들이 받을 법률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게된 점은 부작용으로 꼽힌다. 경찰 한 명이 1년에 맡는 수사만 88건에 달하는 지금,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프로고발러? 시민단체의 순기능을 이해 못하는 겁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

"고발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명감으로 합니다."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 )

그동안 언론 등에서 소위 '직업 고발꾼'로 불려온 김한메(50)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 이종배(43)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는 머니투데이 전화인터뷰에서 "'프로고발러' 라는 수식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년동안 평균 40~60개의 고발장을 냈다. 일주일에 한 번 꼴이다. 그러면서도 "시민단체의 역할이 권력층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권력층의 범죄 의혹이 있을 때 '고발'로 수사에 필요한 단서를 제공할 뿐 결과는 수사기관의 몫"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약 90건 고발…"정치 진영으로 구분 짓고 고발하는 것 아니다"
'윤석열 X파일 사건 고발인'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가 지난 4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X파일 사건 고발인'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가 지난 4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2019년부터 법세련이 진행한 고발은 약 90건이다. 평균적으로 1년동안 약 45건, 한 달에 약 4건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고발을 한 셈이다. 고발권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이 대표는 "연간 수십만건 고발 가운데 시민단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고발로 피해를 보는 기득권층이 처벌이 두려워 (우리를 특정해) 고발권 남용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라면서도 "남용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신중히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사세행은 지난 26일 기준 총 62건의 고발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고발한 것만 33건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7차례 고발했고 주로 야권 대권주자들이 타깃이 됐다.

다만 이들은 정치적 진영을 구분짓고 고발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사세행은 지난해 비리 사립 유치원에 대한 고발 조치를 방해한 의혹으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전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사세행을 친야, 법세련을 친여 경향의 고발단체로 구분 짓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여당도 고발한다"며 "조만간 조국 전 장관 딸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부산대 조사를 지시한 유은혜 교육부총리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아무래도 정부나 여당이 집권세력이니 그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라며 "특별히 구분 짓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후원 없이 대리기사 뛰며 생계 유지"…고발 멈추지 않는 이유는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시민행동)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시민행동)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두 대표 모두 정치적 지원, 금전적 후원을 하는 배후 세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원이나 후원을 받으면 (직업적인 의미로) 프로고발러로 불릴 수 있겠지만 자진해서 후원하겠다는 분들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계 수단은 따로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초부터 지금까지 대리운전 일을 하고 있다. 부족한 활동비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충당한다. 어머니가 극구 말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는데 현재 프로그래머인 아내가 가장 역할을 하다보니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다행히 최근에는 유튜브로 조금씩 수익이 난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고발을 멈추지 않는 건 '권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해서라고 했다. 김 대표는 "대선 후보들도 스스로 국민들에게 검증받겠다고 하는데 의혹을 고발하는 게 검증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의혹이 생긴다면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고발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그는 "윤 전 총장은 대선주자로 나섰기 때문에 의혹에 대해 수사 받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시민단체 역할이 바로 권력층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것"이라며 "나름대로 고발 원칙이 있는데 첫째는 공익성이고 둘째는 권력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언론에 공개된 의혹을 가지고 고발을 할 뿐 근거없는 뜬소문을 고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고발이 좋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사명감을 갖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생계 문제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