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인 5일에는 사람이 몰릴 것 같아서 하루 일찍 왔어요."
경기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김소연씨(가명·35)는 출산예정일을 한 달여 앞둔 만삭의 몸을 이끌고 8세의 딸과 함께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어린이 테마파크 두리랜드를 찾았다. 두리랜드는 1990년 배우 임채무씨(73)가 개장한 놀이공원. 기자가 4일 찾은 두리랜드는 어린이 날을 하루 앞두고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이날 점심시간이 지나자 운영자인 임채무씨가 빨간색 점퍼를 입고 검은 마스크를 쓴 채 모습을 드러냈다. 임씨는 놀이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1층 안내데스크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임씨는 평소에도 촬영 일정이 없는 날이면 항상 이곳에 출근한다.
평일이었지만 이날 오후 3시까지 이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약 150여명에 달했다. 소풍을 나온 20여명의 아이들이 트램펄린, 정글짐과 같은 놀이 기구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손님들도 있었다. 이승원씨(34)는 어머니, 배우자, 아이 셋을 데리고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이동해서 왔다. 이씨는 "작년에는 서울에 유명한 놀이공원에 갔다가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에는 조금 한산한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두리랜드는 과거 어떤 가족이 입장료가 없어 놀이공원에 들어가지 못한 모습을 보고 임씨가 사비를 털어 만든 곳이다. 입장료도 받지 않고 오랜기간 운영한 탓에 임씨는 160여억원에 달하는 빚을 지기도 했다.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여러채 팔아도 적자가 감당이 안돼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임씨는 사람들이 더 쾌적하게 놀고갈 공간을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 생각해 시설을 보수하고 2020년 4월 두리랜드를 재개장했다. 코로나19(COVID-19)로 재개장 이후에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놀이공원 사정은 조금 나아진 듯 했다. 임씨는 "상황이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돈을 목적으로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서 자세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임씨는 각별히 매장내 방역 수칙 관리에 신경 썼다고 한다. 임씨는 "여기 온 아이들이 확진되면 스스로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았다"며 "매주 소독을 하고 직원들에게도 외출을 자제시키는 등 철저히 관리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어린이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두리랜드를 찾는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코주부 안경도 3000개 준비했다. 어린이날에 많은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씨는 오히려 손님을 수용가능 인원의 절반만 받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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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씨는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5000명 정도지만 내일 2500~3000명 선에서 입장 인원을 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님이 많아지면 기구당 대기인원이 길어져서 손님들이 불편을 겪을까 우려해서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임씨는 "어른의 시각에서 뭘 해야 하고 뭘 하지 말라는 말 자체가 싫어서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임씨는 "여기(두리랜드)에 왔으면 즐겁게 놀고 맛있게 먹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