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산하 장애인 복지시설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이유로 체육시설 이용자에게 이용에 무리가 없다는 의사소견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장의 안전관리 책임을 이용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수중재활센터는 지난 19일 이용자들에게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수중운동시 사고를 대비, 이용자의 안전, 보건을 위해 '수중운동 참여 가능 여부' 혹은 '일상 생활에 무리가 없음'이 표기된 의사소견서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명시된 제출 대상자는 65세 이상·임산부·만성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장애인이다.
그러면서 해당 복지관은 "위반시 수중재활센터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이용자 여러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 등 이용자가 △1명 이상 사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 △동일한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 또 공중이용시설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영업에 사용하는 바닥 면적이 1000㎡ 이상이어야 하는데 서울시 복지정책과 산하 장애인 시설 중 해당 복지관이 유일하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시설 등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법으로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수집할 법적 근거는 없다.
김남석 변호사(노동법 전문)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인데 이 경우는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견서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서 적용 여부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이 법을 이유로 소견서 등을 요구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상급 기관인 서울시 복지정책과는 시청 차원의 지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지난 1월 대상 시설에 대한 안전계획을 수립했지만 이용자의 의사소견서를 제출하라는 등의 지침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센터장은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알기 위해서 요구한 것"이라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이용자가 6~70%에 이르다보니 안전 관리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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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이용이 제한된 사례는 없다"며 "미흡한 부분은 조금 수정을 해서 안내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