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대재해처벌법령의 개정방향에 대한 소고

[기고]중대재해처벌법령의 개정방향에 대한 소고

설동근 법무법인 광장 산업안전중대재해팀장(변호사)
2022.09.01 04:29

지난 7월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2022년 상반기 중대재해는 사망사고 303건(320명)으로 전년 동기 334건(340명) 대비 31건(-9.3%), 20명(-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건설업에서는 사망사고가 줄었는데 제조업에서는 더 늘었다고 한다. 정부는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경영책임자 의무 명확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 등 재해예방 실효성 제고 및 현장애로 개선을 추진하기로 하고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마련, 처벌규정?작업중지 등 현장애로 및 법리적 문제점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 및 전문가 TF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고용노동부도 2022년 업무보고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현장 수용성 제고를 위하여 연내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겠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자문과 변론을 수행하면서 접하는 애로사항도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법규에서 제시하고 영세한 업체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문인력과 비용을 지원하는 등 처벌이 아닌 지원 위주로 중대재해처법의 내용을 바꾸고, 제시된 안전기준을 준수하는 기업과 경영책임자는 처벌을 감면 해 달라는 요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발주처나 도급인이 '갑'이고 협력업체는 '을'이기 때문에 을의 잘못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우월한 지위의 갑이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선입견과 오해를 받으면서 수사 받기 일쑤다. 이에 도급 등의 경우 사업자가 해야 하는 유해위험요인 확인의 기준과 절차, 안전 인력과 예산 기준, 협력업체에게 법정 기준에 맞춰 안전보건비를 지급하면 발주자나 도급인의 잘못된 작업지시나 설비로 사고가 직접 초래된 것이 아닐 경우 면책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현장에서의 가장 많이 듣는 애로점이다.

증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을 최초 기소한 창원지검은 유해물질(트리클로로메탄) 세척제로 29명의 근로자들의 '독성간염'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세척제를 사용한 두 개 회사의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위반(보전조치미이행)사건으로 모두 기소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상)은 A사 대표이사에게만 적용했다. A사 대표이사는 유해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의 경영책임자로서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 마련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최소한의 보건조치인 국소배기장치도 설치하지 않아 근로자들이 독성간염에 이르게 된 사실이 인정돼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로도 불구속 기소됐다. 반면 B사 대표이사는 안전보건에 관한 종사자의 의견청취,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절차를 마련하고 재해예방 필요 예산을 편성하는 등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두 대표 모두 유해물질 사용에 대한 법적 기준을 미준수한 관점에서 오십보 백보이기에 법도, 검찰의 기소 판단 기준도 모호하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후 현재 국회에는 8개의 개정법률안이 제안돼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중대재해가 5인미만 사업장에서 35% 이상 발생하므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안 △광주 아파트 철거현장 참사 등을 고려해 건설현장에서의 시민 안전사고 등으로 중대시민재해 적용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안 △요트선착장 현장실습 고교생 사망사건 후 직업교육훈련생도 종사자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안 △벌금의 하한선을 두고 국민양형위원에게 양형심리를 하게 해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제한해야 한다는 안 등 과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주로 적용범위와 처벌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개정안을 내놨다.

이에 반해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무부장관은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 부처의 장과 협의하여 중대재해 예방 기준을 고시하고 사업주 등에게 이를 권고하고 그 고시에 따라 작업환경에 관한 표준 적용, 중대재해 예방 감지 및 조치 지능화 등을 하기 위한 정보통신 시설의 설치해 이행하고 인증 받은 경우에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적용하는 처벌 형량을 감경하자는 안을 제안했다.

아무리 규정이 많고 설비가 훌륭해도 현장에서 실제 일하는 사람들이 실제 지키고 활용하기 힘든 규정과 설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무쪼록 기업들만 종사자들의 안전보건관련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인들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실질적으로 근로자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법무법인(유한) 광장 산업안전중대재해팀장 설동근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광장 산업안전중대재해팀장 설동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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