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을 떠나보내는 편지들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된 한마디..."보고 싶다"

"우리 반에 널 추모하는 '기억하는 방'을 만들었어. 너와 찍은 사진을 골랐어.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을 떠올리니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어. 정말 눈물만 흘렸어. 울지 않고 강한 모습만 보이고 싶었는데 너 앞에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정말 보고 싶어." - 너의 소중한 친구들이
혹여나 가을바람에 날릴라, 친구들은 쪽지 한 귀퉁이를 초코우유 팩으로 눌렀다. 쪽지 쓴 이들의 나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추모 공간을 학급에 마련했다는 내용으로 미뤄보아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로 추정된다. 이들은 쪽지에 "친구야 안 죽었지? 이제 곧 올 거지?"라며 "나는 네가 정말 돌아올 것 같아"라고 썼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이태원 사고'로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5명이 숨졌다.
추모 공간 마련 나흘이 흐른 2일도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 공간에는 시민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로 4m, 세로 2m 벽을 두르고 국화 다발과 손편지가 수북이 쌓였다.

사고 사망자 중에는 20대가 104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30대 31명이었다. 시민들은 사망자들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데 안타까워했다. 한 시민은 "부디 좋은 곳에 가서 못다 한 꿈 모두 이루길 바란다"고 쪽지를 썼다. 다른 시민도 "다음 생은 활짝 꽃 피우길 바란다"고 글을 썼다.

자기 자녀를 잃은 것처럼 슬퍼한 이들이 많았다. 한 시민은 "모두 내 딸 같고 아들 같은 아이들"이라며 "이런 사고를 당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글을 썼다. 다른 시민은 "꽃다운 젊은 청년들이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쪽지를 남겼다.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부상자들을 돕지 못해 후회하는 쪽지도 있었다. 한 시민은 "숨이 막혀가는 상황에 저는 그저 앉아서 떨었습니다. CPR을 할 줄 아는데도."라며 "죄송합니다. 행복하세요. 명복을 빕니다"라고 쪽지를 썼다.

선물을 남긴 시민도 많았다. 추모 공간 주변으로는 과자, 커피, 탄산음료, 우유, 술 등이 남겨져 있다. 물병에 꽃을 심어 놓고 간 시민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