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건소 참사 대응 '역량부족'…3년 전 예견됐다

[단독]보건소 참사 대응 '역량부족'…3년 전 예견됐다

김성진 기자
2022.11.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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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압사 사고 사망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압사 사고 사망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태원 참사 당시 용산보건소의 부실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소 3년 전부터 일선 보건소들 재난 대응 역량이 미흡하다는 문제가 지적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4월 국립중앙의료원(의료원)에는 '보건소 신속대응반 재난의료대응 역량 강화 프로그램 및 평가도구 개발'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가 제출됐다.

보고서를 제출받은 의료원은 재난 발생 시 응급의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태원 참사 때 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중앙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연구진은 지역 보건소마다 운영되는 신속대응반(Public Health Disaster Response Team, PHDRT)의 인력 구성과 현장 경험, 교육·훈련 실태 등을 조사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용산보건소의 신속대응반이 출동했다.

신속대응반은 보건소, DMAT은 국가 단위로 조직된 재난 대응 의료지원팀이다.

연구진은 전국 신속대응반은 현장 경험을 기를 출동 건수 자체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작성 시점 기준 전국 신속대응반의 출동 건수는 2016년 7건, 2017년 13건, 2018년 45건으로 3년 동안 보건소에 사고가 통보된 건수(132건)의 49.2% 수준이었다.

나머지 51.2% 사고는 출동 대기했거나 출발 전 출동 철회, 중도 철수, 미출동 처리했다.

출동 건수가 적었던 이유로 △출동 시간 지연 △유관기관과 협력 및 지원 부족 △의사소통 및 통신 문제로 지적됐다.

재난 대응 전문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보고서 작성 당시 지역보건법상 특별시·광역시의 자치구, 시(市), 군 보건소는 재난대응 인력인 응급구조사를 배치할 의무가 없었다. 병원급 보건소인 보건의료원만 응급구조사 한명을 배치할 의무가 있었다. 해당 규정은 2019년 2월 개정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연구진은 "1급·2급 응급구조사도 구분하지 않고 배치 의무가 규정돼 있다"며 "자치구, 시 등 효과적 재난대응이 더욱 필요한 곳에는 배치 의무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소 지역사회 재난 유관 기관과 협력, 의사소통하고 재난이 발생했을 때 보건소장을 보좌해 현장응급의료소 설치와 운영을 도울 전문인력이 전무하다"며 "보건소마다 응급구조사를 최소 1명은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팀은 전국 보건소장 등을 인터뷰해 재난 대응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인터뷰이들은 재난 대응 인력 부족과 훈련 부실 등을 지적했다./사진='보건소 신속대응반 재난의료대응 역량 강화 프로그램 및 평가도구 개발' 보고서 화면 갈무리.
당시 연구팀은 전국 보건소장 등을 인터뷰해 재난 대응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인터뷰이들은 재난 대응 인력 부족과 훈련 부실 등을 지적했다./사진='보건소 신속대응반 재난의료대응 역량 강화 프로그램 및 평가도구 개발' 보고서 화면 갈무리.

연구진은 당시 전국 보건소장, 직원, 재난 의료 책임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한 결과 현장에서는 교육·훈련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 "(인터뷰이들은)보건소 신속대응반 1개팀 규모로는 전반적인 재난 대응과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재난업무는 대부분 전담이 아닌 겸임업무라서 업무량 증가를 우려해 기피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뷰이들은)역량강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재난 시뮬레이션 훈련은 일반적인 시나리오를 따르는데 지역마다 다른 상황과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령 긴급구조대응활동 및 현장 지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재난 현장에는 사상자 분류·처치, 또는 이송을 위해 현장응급의료소를 개소해야 한다. 의료소 소장은 관할 지역 보건소장이 맡는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최재원 서울 용산보건소장의 현장응급의료소 운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의료소는 참사가 발생하고 1시간45분쯤 흐른 이튿날 오전 0시9분쯤 차려졌다. 대응인력을 응급처치반과 환자 분류반, 이송반으로 구분하고 사상자 분류·처치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용산구보건소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당시 조치 이력 자료를 보면 이런 내용은 없다.

당시 소방은 오전 0시40분쯤 사망 추정자 이송 가능 병원 확인 요청을 했다. 이송은 1시간 뒤인 오전 1시30분쯤 시작됐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중환자를 1km 거리 가까운 병원에 이송했어야 하는데 사망자, 심정지 환자를 이송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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