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금평의 열화일기] 데뷔할 땐 '고전', 해체하니 '대박'…아깝고 아쉬운 그룹 뉴이스트의 '페이스'

"우연히 들었는데, 이게 10년이나 된 노래라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시대를 앞서간 노래인가?"
요즘 '틱톡' 챌린지 곡으로 불쑥 떠오른 화제작이 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만큼 뜨겁고 중독적이다. 남녀노소, 장르 불문하고 짧고 긴 영상에 언제나 '공식'처럼 쓰이는 배경음악의 주인공은 뉴이스트의 '페이스'다.
'롤린'(Rollin')과 '페이스'(FACE)는 발표 당시, 이렇다 할 성적도 인기도 얻지 못하다가 뒤늦게 역주행한 '대기만성' 형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롤린의 브레이브걸스는 뉴이스트의 가사처럼 '잭팟'이 터진 반면, '페이스'의 뉴이스트는 브레이브걸스의 노래처럼 '물거품'으로 끝났다.
두 그룹 모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지만 브레이브걸스는 활동 중에, 뉴이스트는 해체 후 역주행으로 모든 인기를 한꺼번에 받는 바람에 행운과 비운이 극적으로 교차했다.
페이스는 2012년 3월 데뷔한 5인조 보이그룹 뉴이스트의 데뷔곡이다. 칼군무가 빛날 만큼 역동적인 리듬이 살아있고 멜로디 역시 입에 살살 맴돌 정도로 따르 부르기 쉽게 구성됐다. 무엇보다 가사가 학교 폭력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아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등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사회적 시의성과도 잘 맞물린다.

"~손바닥만한 이 좁은 곳에서/오 히말라야나 찾고 있는 너완 달라~"하는 부분과 "~거기 다쳐 멀리 비켜 다쳐/때로는 용감해서 문제지~"하는 부분이 킬링포인트로 챌린지 댄스의 핵심이다. 랩처럼 감기고 록처럼 분출하는 곡의 유려한 짜임새 덕분에 한 번 들으면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중독성으로 10년 전 나온 노래로 보는 이들이 적다. 뉴이스트는 지난해 3월 전속 계약 만료로 해체 수순을 밟았는데, 데뷔곡은 아이러니하게 이때부터 훨훨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뉴이스트의 아까운 행보는 활동 내내 꼬리표처럼 이어졌다. 히트 예감이 높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노래 성향때문인지 데뷔곡 '페이스'는 빛을 보지 못했고, 후속곡 '잠꼬대'의 콘셉트 실패와 국내보다 잦은 해외 활동으로 인한 인지도 저하 등으로 그룹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결국 뉴이스트는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인 만 5년 차인 2017년 설날 아육대(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미 중견기획사를 통해 데뷔를 했는데도, 이들은 2017년 '프로듀서 101' 시즌2에 아론을 제외하고 모든 멤버가 참가해 다시 데뷔전을 치러야하는 웃지 못할 상황과 맞닥뜨려야했다. 게다가 '잊히지 않기 위해' 모든 멤버가 몸을 사리지 않고 전력투구했다.
당시 멤버들의 인터뷰에는 안쓰러움과 처연함이 묻어있다. "우리는 망했다고 알고 있는데, 회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김종현) "오죽하면 데뷔를 했는데도 여기를 나오겠느냐."(강동호) "데뷔를 해서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황민현) 모든 멤버가 그간의 출중한 경험과 노력으로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했지만, 데뷔는 황민현 혼자만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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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고초와 역경을 딛고 이들이 완전체로 빛을 본 건 7년이 지나서였다. '케이팝 역사상 가장 깨기 힘든 기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데뷔 후 첫 1위까지 걸린 시간은 7년이 넘는 2611일이 걸렸다.( 뉴이스트W이 아닌 완전체로) 아이돌 그룹의 평균 계약 기간이 7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계약 시점에 아슬하게 위기를 넘긴 셈이다.
2019년 4월 'bet bet'으로 컴백한 뒤 같은 해 10월 'love me'로 쉬지 않고 컴백하며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고 뒤늦게 체조경기장 무대까지 점령하기도 했으나, 뉴이스트는 결국 장기 생존력을 보장받지 못하고 지난해 소속사와 계약 종료를 당해야 했다.
소속사와 계약이 종료된 뒤 리더 JR은 "봄눈이 피어나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다시 돌아오겠다"는 손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산뜻한 바람을 타고 뒤늦게 개화를 알리는 데뷔곡의 승승장구 분위기에 편승해 사람들이 묻는다. "뉴이스트는 언제 돌아오지?" 페이스의 공식 뮤직비디오 누적 조회수 1억 3000만회가 전하는 안부는 오늘도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