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성모마리아상 앞에서 기도했고 오늘은 불상에 빌러 왔습니다. 딸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습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50대 이모씨는 "고3인 딸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초를 켜고 간절히 빌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아이가 편히 시험을 쳐서 얼른 홀가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오후 조계사는 '수능 대박'을 기원하려는 수험생 가족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불상 앞에 수차례 절을 하거나 합장한 채 절 내부를 돌아다니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도했다.
수험생을 위해 마련된 합격 기원 게시판과 기원 초를 올릴 수 있는 공양판에는 합격을 기원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수백개 붙었다. 메모지에는 '수능 상위권 대학 진학', '수능 고득점', '고려대 합격' 등의 문구가 적혔다. 시민들은 양손을 모으고 재차 고개를 숙이며 소원을 빌었다.

사찰 매점에서 합격 기원 초를 산 50대 A씨는 고심 끝에 '수능 합격 기원'이라고 적은 뒤 촛대에 초를 올렸다. A씨는 "우리 아이가 합격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초를 올렸다"며 "내일도 와서 초를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 손녀딸을 뒀다는 80대 이모씨는 "수도 없이 절하고 밤낮으로 기도했다"며 "그저 우리 손녀가 원하는 곳에 합격하면 좋겠다"고 했다.
70대 이모씨는 학업 기원 게시판에 소원 종이를 매달았다. 중학생 손주의 특목고 입학을 바란다는 이씨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 수능 기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입시 기간이 되면 120개에 달하는 기도용 의자에 빈자리가 없다"며 "학부모들이 촛대를 하루에 2~3개씩 사서 기도를 한다. 멀리서 봐도 간절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날 조계사에서 만난 수험생 정모양(19)은 "수능이 이틀이 아닌 367일이 남았다고 믿고 싶다"며 "간절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