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첫 평일 집회…참가자 "탄핵 인용될 때까지 집회에 나올 것"

"춥긴 한데 그래도 괜찮아요."
16일 오후 6시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 검은색 후드티에 두꺼운 패딩, 털모자와 목도리를 둘러맨 여성이 눈비가 젖은 아스팔트 바닥에 자리를 잡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날 체감 온도는 -0.4℃. 가만히 서 있어도 피부가 에일 듯할 강추위 속에서 여성은 핫팩에 의지한 채 '윤석열 파면'을 외쳤다.
이날 집회 장소는 헌법재판소에서 약 1㎞ 떨어진 곳이다. 지난 14일에도 국회 앞에 다녀왔다는 여성은 이번에는 롯데자이언츠 응원봉을 들고 이곳을 찾았다. 그는 "오늘은 날도 춥고 눈비까지 내려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올 것 같아 오게 됐다"며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될 때까지 집회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 열린 평일 촛불 집회에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모였다. 그동안은 국회를 향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면 이날은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인용할 때까지 16일부터 매일 오후 6시 범국민촛불대행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날 주최 측 추산 인원은 2000명, 경찰 측 추산 인원은 600명이었다.
이날도 현장에는 가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노래가 흘러나왔다. 20대 집회 참가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윤석열 파면' 구호를 외쳤다. 추운 날씨 탓에 손을 비비거나 기침을 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인천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이 모 씨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이곳으로 곧장 달려왔다. 그는 "지난주에도 국회 근처에 나가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는 것을 봤다"며 "아직 탄핵이 완벽하게 된 것이 아니라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오늘도 나왔다"고 말했다.
송 모 씨(24)는 빛나는 포켓몬 인형 조명을 들고 자리에 서서 구호를 외쳤다. 그는 "다들 빛나는 것을 들고 와서 집에 있는 포켓몬 캐릭터를 들고 왔다"며 "춥고 눈 오는 날이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인용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윤봉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헌법재판소는 국민 인식을 고려한 판결을 하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이 경호처 호위를 받으며 한남동 관저에 머무는 상황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의 파면을 위해 집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을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3호선 안국역을 거쳐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 등 형형색색 조명을 든 채로 '윤석열 파면' '윤석열 퇴진' 등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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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역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쯤 보신각 앞에서 '윤석열 체포 김건희 구속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8시쯤 헌재 쪽으로 행진했다. 촛불행동 역시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때까지 매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중에는 반대편에 가변차로를 운행하는 등 인근 도로 주변 교통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차량 정체가 예상돼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