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 재판에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의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다소 기운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0일 오전 10시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약 13분 진행했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 취소 심문을 약 55분간 이어졌다.
이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 약 1시간10여분간 윤 대통령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재판 시작 직후 법정으로 들어온 윤 대통령의 머리는 꽤 길어져 있었다. 9대 1 비율 가르마엔 흰 머리도 듬성듬성 자랐다. 복장은 탄핵 심판 때와 같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 차림이었다.
법정에 들어오자마자 재판부에 고개 숙여 인사한 윤 대통령은 실수로 증인석에 앉을 뻔했다. 변호인단과 법정 경위의 안내에 피고인 자리에 어색하게 섰다.
재판부가 앉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보며 "들어온 줄 몰랐다. 자리에 앉아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재판부와 옆에 앉은 변호인단 쪽에 고개 인사했다. 재판부가 진술 거부권이 있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입술을 꽉 깨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이따금씩 옆자리에 앉은 변호인과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다소 기운 없는 눈빛으로 재판부를 쳐다보기도 했다. 후배이기도 한 검사들이 발언을 이어갈 때는 가만히 검찰 쪽을 응시하거나 눈을 감았다.
윤 대통령은 재판이 끝날 무렵 재판부가 양 측에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도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재판부 쪽으로 몸을 틀어 인사하고 약 5초간 서서 재판부를 바라봤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 측 요청에 따라 다음달 24일 오전 10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다음달 공판준비기일에 윤 대통령이 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헌재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