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와 조세…미래의 세금은 누가 내야 할까

[기고] AI와 조세…미래의 세금은 누가 내야 할까

전오영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2025.04.16 11:28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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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인공지능)가 발전해 다양한 산업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챗봇은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고, 자동화된 공장에서는 로봇이 생산 활동을 수행하며, 금융 분야에서는 AI가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다. AI의 등장으로 기존 노동 시장과 경제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조세 측면에서도 "AI에도 세금을 부과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기존의 조세 체계는 인간 노동과 기업의 경제 활동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주된 경제주체인 근로자나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는다. 그런데 AI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주체로 등장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근로자로부터 징수하는 노동 관련 세금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세금은 국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경제적 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AI가 등장하면서 기존 조세 체계만으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므로 서둘러 새로운 조세 시스템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2016년 유럽의회가 로봇세 도입을 위한 초안 작업에 착수하면서 '로봇세' 논쟁이 시작됐다. 로봇세란 AI 및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개념이다. 로봇은 인간과 달리 권리 의무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소득세를 거둘 수 없다는 반대 주장에도 불구하고, 유럽의회는 AI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인'(electronic person)으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2017년 2월 통과시켰다. 그 후 MS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17년 2월 미국 유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간과 같은 일을 하는 로봇의 노동에도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로봇세 개념이 널리 주목받았다.

구체적인 로봇세 부과 방식은 여러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기업이 AI를 활용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10명의 직원을 AI로 대체했다면 해당 AI가 창출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일정 비율의 세금을 부과한다. 또 다른 방식은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세금을 더 부담하도록 법인세율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AI가 대규모 자동화를 통해 이윤을 늘리면 이에 대한 추가 과세를 할 수 있다. 그리고 AI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새로운 형태의 조세로 환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예로 AI가 생산한 콘텐츠, 서비스, 또는 제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특별 과세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로봇세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AI로 생산성이 향상하는 효과가 있음에도 로봇세를 도입하면, 기업들이 AI 도입을 꺼려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고 나아가 경쟁·고용에 부정적인 충격을 주고 혁신을 저해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AI의 확산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AI의 발전이 지속될수록 각국 정부는 조세 수입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자리 잡는다면 이에 맞는 세금 부과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AI 조세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기준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별 접근 방식도 다를 수 있다. 결국 기업이 AI를 활용하면서도 사회적 기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나아가 AI와 인간 노동이 공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조세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미래 경제와 노동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법무법인 화우 전오영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
법무법인 화우 전오영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

전오영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9년간 각급 법원 판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의 재판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99년 변호사로 첫 걸음을 내딛으며 주로 조세 분야의 소송이나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자산 관리 및 승계 관련 조세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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