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에 오라"…목숨 걸고 도망쳐도 원칙 내세운 캄보디아 대사관

"업무시간에 오라"…목숨 걸고 도망쳐도 원칙 내세운 캄보디아 대사관

마아라 기자
2025.10.16 06:50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지 대사관의 대응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지 대사관의 대응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지 대사관의 대응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납치 한국인 구조요청에 캄보디아 대사관 대응'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납치된 한국인이 숨겨둔 휴대폰으로 대사관에 구조 요청했으나 대사관 측이 본인이 직접 캄보디아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안내하는 메신저 내용이 담겼다.

납치된 한국인이 캄보디아 말을 못 하는데 어떻게 신고하냐고 반문하자 대사관 측은 "구글 번역기 등으로 신고해달라"며 피해자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다.

게시물에는 납치된 한국인이 한 주일가량 더 감금된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6층에서 4층 테라스로 점프하는 등 추격하는 조직원들을 뒤로하고 도망치는 긴박한 상황이 묘사됐다. 겨우 대사관 앞에 도착한 피해자에게 대사관 측은 "업무시간에 오라"는 답을 남겼다. 피해자는 대사관 측의 업무시간이 될 때까지 두 시간가량을 대사관 근처 쓰레기 더미 안에 숨어있어야 했다.

누리꾼들은 "대사관 대응이 왜 이래?" "심각하다" "대사관 대응 직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대사관 직원도 공범이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사진=뉴스1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요 범죄 단지로 알려진 망고단지. /사진=뉴스1

현지 대사관의 신고 가이드라인은 '본인 신고 원칙'을 강조한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이 신고했을 경우 감금 피해자가 '나는 괜찮다'라고 한다면 허위신고로 구속될 수 있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또한 '대사관은 현지 사법기관이 진행하는 조사 및 보호 조치에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다' '신고 방법은 알려줄 수 있으나 자력 탈출을 권유한다' '구조팀, 차량 지원이 불가능하다' 등의 문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피해자 본인이 직접 현재 위치 정보와 장소의 사진, 연락처, 여권 사진 등을 첨부해 신고해야 출동한다. 요청한 자료 중 하나라도 누락되면 출동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지 범죄단지들은 감금 전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임에도 대사관 측 대응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범죄단지와 현지 경찰이 연루돼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감금 탈출자는 가족이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실종을 알리자 얼마 안 돼 조직원이 해당 사실을 조롱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 가족은 대사관 측이 자신들의 신고를 본인 신고 원칙을 내세우며 무시하더니 사망 소식만 전해왔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합동 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다만 타국에 비해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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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아라 기자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입니다. 연예·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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