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 '유인책' 맡은 한국인들…"강요 당해, 무죄" 주장했지만

캄보디아 범죄 '유인책' 맡은 한국인들…"강요 당해, 무죄" 주장했지만

류원혜 기자
2025.10.17 15:14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 범죄 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뉴스1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 범죄 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뉴스1

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 조직에 가입해 '유인책' 역할을 맡은 한국 남성 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0대), B씨(30대), C씨(20대)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 범죄 조직 모집책으로부터 '해외에서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지역으로 향했다.

해당 조직은 중국인 '총책'이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조직원을 관리하는 '관리책' △피해자를 속이는 '유인책' △조직원이나 대포통장을 공급하는 '모집책' △범죄 수익을 찾아 전달하는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다.

조직원들은 서로 가명을 불렀다. 매일 낮 12시 30분부터 다음 날 0시 30분까지 일해야 했고, 근무 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개인 계정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다. 범행 실적이 나쁘면 폭행당했다.

A씨 등은 조직에 가입해 교육을 받은 뒤 '유인책'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등에서 여성을 사칭해 피해자들과 친분을 쌓으며 만남을 유도했고, 조건 만남 사이트 회원 가입 등을 빌미로 돈을 송금하게 했다.

피해자 11명은 총 145회에 걸쳐 약 5억6794만원을 편취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매달 15일 유인책 급여인 2000달러와 범행 금액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이들은 법정에서 "범죄 단체 가입 당시 범행에 대한 고지가 없었다"며 "강요와 기망을 당해 활동한 것이므로 무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지인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캄보디아에서 스캠이나 다른 일을 하자'는 대화를 나눴다"며 "또 범죄 단지 내부 건물 규모와 업무 내용 등을 파악해 조직적인 로맨스 스캠 사기임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근무 시간 외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고, 개인 와이파이 등으로 외부와 소통이 단절되지도 않았다. 자유롭게 외부에서 식사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인책으로서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과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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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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