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목숨보다 중요한 수사는 없다

[기자수첩]목숨보다 중요한 수사는 없다

한정수 기자
2025.10.20 05:14

"10년 전에나 있었을 법한 일인데…"

얼마 전 만난 한 법조인이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 사건을 안타까워하며 한 말이다. 해당 공무원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시도로 전해진다. 고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에는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는 내용이 담겼다.

과거에는 이런 문제가 요즘보다 더 많았다. 실제 2015년 5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던 구속 피의자가 청사 내 구치감 화장실에서 극단적 시도를 한 일이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며 이런 일이 점차 줄었는데 강압 수사는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이 퍼져나가서다. 사회 전반의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

그런데 왜 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검사 경력 20년이 넘는 한 변호사는 특검의 특성을 거론하며 "언제고 또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한다.

"수사하는 사람의 목표는 일단 구속이고 그 다음 기소죠. 한 번 손을 대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거예요. 내가 하는 수사인데 '살펴보니 죄가 안 될 것 같네요' 하고 덮을 수 있는 사람 잘 없어요. 그러다 보니 피의자나 참고인 다그치고 불리한 증거는 보지도 않게 되는 겁니다. 특검은 기간이 정해져 있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도 심하니 오죽했겠어요."

목적지만 바라보는 경주마처럼 수사를 하다보면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1년 전쯤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아 본 한 인사도 "한 번 물은 말을 뉘앙스만 바꿔 다시 묻고, 또 묻고 해 상당히 무력감을 느꼈다. 조서도 내가 한 말을 교묘하게 짜깁기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고인 측은 강압적으로 위법했다고 주장한다. 곧장 진상 파악에 나선 김건희 특검팀은 현재까지 뚜렷한 강압의 흔적이나 문제가 있는 수사 행태를 확인하지 못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실제 회유나 강압이 있었다면 큰 문제다. 검찰 못 믿겠다며 출범시킨 특검 아니던가. 책임을 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 마침 검찰 등 형사사법제도 개편도 앞두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잘 설계해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사진=한정수
기자수첩 /사진=한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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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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