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면 폰 내줘" 캄보디아 범죄 증거 없앴나…초기화된 폰에 난항 예상

"돈 주면 폰 내줘" 캄보디아 범죄 증거 없앴나…초기화된 폰에 난항 예상

김미루, 김서현 기자
2025.10.21 15:31
지난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이민국. /사진=뉴스1.
지난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이민국. /사진=뉴스1.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핵심 압수물인 휴대전화 분석이 변수로 떠올랐다. 현지 유치장이나 수용시설 구금 중 "돈을 주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범행 구조를 입증할 휴대전화 속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단말기는 초기화 정황까지 나타나 경찰이 분석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2일 시아누크빌 한 호텔에 감금됐던 한국인 2명을 구조하고 이들로부터 "캄보디아 경찰서 유치장과 이민국 수용시설에 구금된 사람도 현지 경찰에게 '팁'을 주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들었다고 21일 밝혔다. 일정 금액의 대가를 주고 휴대전화 반입과 사용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증언을 토대로 국내 송환된 피의자 중에서도 구금 중 휴대전화 데이터를 삭제한 사례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경찰이 피의자 송환과 함께 캄보디아 경찰로부터 인계받아 확보한 일부 단말기에서도 삭제 및 초기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휴대전화 내 메신저 대화 내역이나 모바일 은행 앱·가상자산 지갑 거래 내역이 삭제됐다면 조직 내 지휘 체계나 자금 흐름을 밝힐 단서가 사라진 셈이다.

포렌식 전문가 "텔레그램, 가상자산 지갑은 삭제 시 복구 불가"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범죄가 이뤄졌던 건물의 모습.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곳에서 지난달 15일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으로 온라인스캠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33명을 포함해 48명을 체포했다. /사진=뉴스1.
2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 온라인스캠범죄가 이뤄졌던 건물의 모습.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곳에서 지난달 15일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으로 온라인스캠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33명을 포함해 48명을 체포했다. /사진=뉴스1.

포렌식을 통한 완전 복구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범죄 조직이 주로 사용하는 텔레그램 메신저나 가상자산 지갑은 보안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김동석 한국디지털포렌식기술표준원 대표는 "텔레그램은 라인, 카카오톡 등 다른 앱과 달리 삭제 시 복구되지 않도록 설정해놔서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암호화폐 지갑 역시 그 자체로 블록체인 보안형 구조여서 보안을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공장 출하 직후 상태처럼 이른바 '공장 초기화'를 진행하면 휴대전화 기종에 관계없이 복구할 수 없다. 김 대표는 "공장 초기화를 한 경우 복구 가능한 옵션이 아예 없다"며 "운영체제와 관계없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거래 내역은 기술적으로 복원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디지털포렌식 업체 관계자 A씨는 "암호화폐 지갑 복원은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불가능하지만 은행 앱은 철저히 은행이 서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은행을 통한 확인 및 복원 과정을 거치면 된다"며 "민간 업체는 요청할 수 없고 경찰이나 검찰이 강제성을 가지고 (영장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경찰로부터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와 PC 등 압수물을 인계받아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 규모와 수법을 밝혀 국내외 조직적 사기 범죄 전반에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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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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