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년간 참사에 연대하며 함께한 시간들을 기억합니다. 누구도 억울하게 죽지 않는 사회를 향한 멀고도 험할 이 길 위에서, 서로를 지키며 함께 걷겠습니다."(서울대학교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제 '기억은 영영' 추모의 글 중)
서울대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제 '기억은 영영'이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등 학내 8개 단위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선 학내 구성원들의 추모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사회복지학과 21학번 조성윤씨는 "참사가 있던 날부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 자리는 지난 3년을 되돌아보고 참사에 대한 기억, 추모, 참사 앞에 남은 책임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추모 부스에 놓인 보라리본을 받아가고 추모글을 남겼다. "3년 전 그 날 별이 되신 159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묵념하자"는 사회자의 말에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최유진씨의 아버지 최정주씨가 직접 쓴 추모곡 '별에게'를 함께 들을 때는 눈을 감았다.

공과대학 소속 25학번 연수씨(활동명)는 참사 당일의 기억을 나눴다. 그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집밖에서 사람들과 즐길 수 있던 핼러윈이었다"며 "친구들과 이태원에 갈지 고민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가지 않았는데, 학교 근처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재난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처럼 코로나 후 첫 핼러윈이란 해방감에 거리로 나온 이들이 있었을 거란 생각에 애통했다"며 "'놀다가 죽었다'는 2차 가해성 댓글들 때문에 괴로웠다. 그 어디에도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애도를 나누고, 떠나지 못하고 아직 그날에 머무는 유족들에 대한 연대를 나누자"고 말했다.
서양사학과 18학번 이재현씨도 추모에 대한 기억을 공유했다. 이씨는 "피해자와 생존자에 대한 혐오가 자랄 때, 우리는 이태원 참사를 다른 방식으로 추모하려는 움직임들을 봤다"며 "때로는 노래와 춤으로 참사에 대한 기억을 나누고 고통과 함께 살아가려는 몸짓들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돌아가지 않는 삶을 발견하고 만들어내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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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중앙몸짓패 골패 소속 학생들은 민중가요에 맞춰 몸짓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내일을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노래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에 맞춘 무대를 펼쳤다. 공연에 참여한 자유전공학부 24학번 최수지씨는 "누구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태원과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반복해서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추모제를 열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