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들기도 전에 겨울 왔다"…때이른 한파, 꽁꽁 싸맨 출근길

"단풍 들기도 전에 겨울 왔다"…때이른 한파, 꽁꽁 싸맨 출근길

김미루, 김서현, 김지현, 이정우, 최문혁 기자
2025.11.03 14:36
3일 오전 전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출근길 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를 제외한 전국 내륙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사진=뉴스1.
3일 오전 전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출근길 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를 제외한 전국 내륙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사진=뉴스1.

서울시내 출근길을 한파가 덮쳤다. 시민들은 급격한 기온 변화에 각종 방한용품을 꺼내들었다.

3일 오전 9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 횡단보도.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은 시민들이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대부분 두꺼운 패딩이나 코트를 입었고 일부는 털옷과 장갑, 목도리로 무장했다. 정장 차림의 직장인뿐 아니라 트레이닝복 위에 패딩을 걸친 취업준비생들도 눈에 띄었다. 갑작스러운 찬바람에 사람들은 저마다 몸을 오그리며 "겨울이 너무 빨리 왔다"고 했다.

노량진역 인근에서 만난 김세영씨(50)는 "평소 추위를 많이 타서 한파주의보 듣자마자 목도리를 챙겼다"며 "그래도 대비한 덕분에 생각보다는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손영주씨(28)은 "단풍이 다 들기도 전에 겨울이 와버렸다"며 "급히 숏패딩을 입었는데 곧 롱패딩을 꺼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얼굴이 얼얼"… 핫팩·마스크로 버틴 출근길
3일 오전 노원구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40대 남성 김씨의 모습. 김씨는 기온이 떨어졌다는 기상예보를 보고 패딩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3일 오전 노원구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40대 남성 김씨의 모습. 김씨는 기온이 떨어졌다는 기상예보를 보고 패딩과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김지현 기자.

같은 시간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도 150명이 넘는 시민이 두꺼운 외투 차림으로 출근길에 나섰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20대 남성의 얼굴은 찬바람을 맞아 붉어졌다. 한 여성은 양손에 핫팩을 쥔 채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패딩점퍼를 입었다.

40대 직장인 김혜영씨는 "집에서 나오기 직전 추위를 느끼고 급히 스카프를 둘렀다"며 "겨울옷을 아직 못 꺼냈는데 퇴근하고 집에 가서 당장 다 꺼내려고 한다. 드라이클리닝 맡긴 옷도 봉지째로 걸려 있는데 전부 뜯어서 출근해야겠다"고 했다.

노원구에서 종로구로 출근하는 40대 직장인 오상용씨는 마스크에 패딩을 착용했다. 오씨는 "너무 추워서 마스크도 끼고 패딩도 입었는데 장갑을 놓고 온 게 후회스럽다"며 "예보 보고 예상은 했는데 지난해보다 추위가 더 빨리 와서 가을 단풍도 못 봤다"고 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모씨(28)는 "평소 집에서 직장까지 걸어서 출근하는데 너무 추워서 마을버스를 타고 출근했다"며 "출근해서 동료들과 춥다, 감기 걸렸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공덕·신사역 출근길도 '패딩 행렬'
3일 오전 공덕역 버스정거장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최문혁 기자.
3일 오전 공덕역 버스정거장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최문혁 기자.

기상청이 발표한 한파주의보 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마포구 공덕역에서도 절반가량이 패딩 차림이었다. 동대문구에서 출근한 개발자 박정훈씨(33)는 "평소보다 훨씬 추워서 놀랐다"며 "두꺼운 털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더니 온도 차이가 많이 나서 불편했다"고 했다. 70대 문모씨는 "감기에 걸려 병원 가는 길인데 너무 추워서 목도리를 꺼내 둘렀다"고 말했다.

강남구 신사역에서도 코트·패딩·무스탕 등 다양한 겨울 아우터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개찰구를 빠져나왔다. 신모씨(27)는 "낮에 12도까지 오른다고 하길래 코트를 입었는데 오판이었다"며 "목도리라도 없었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전날 밤 9시를 기해 서울 동북권(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성북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과 서남권(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금천구),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 등에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한파주의보는 이날 오전 10시 전 지역에서 해제됐다. 기상청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이면서 평년값보다 3도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한파주의보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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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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