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경찰관 '열악한 처우' 논란…"과잉 인원 동원 관행 벗어나야"

APEC 경찰관 '열악한 처우' 논란…"과잉 인원 동원 관행 벗어나야"

민수정 기자, 최문혁 기자
2025.11.12 15:25
지난 10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공개한 APEC 파견 경찰관 휴게 공간 모습 사진. 경찰청은 경찰 대기 장소로 사용된 씨네큐 영화관에서 찍힌 사진이라며,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은 경력이 머무르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전국경찰직장협의회.
지난 10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공개한 APEC 파견 경찰관 휴게 공간 모습 사진. 경찰청은 경찰 대기 장소로 사용된 씨네큐 영화관에서 찍힌 사진이라며,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은 경력이 머무르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전국경찰직장협의회.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파견 경찰관에 대한 처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청은 지역 기반 시설이 부족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처우를 불러온 원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하게 많은 경력을 동원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과학기술 중심 경비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APEC 파견 경찰관 처우 실태를 고발하는 사진전을 열었다. 전날에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같은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전에는 경찰이 영화관 상영관에서 박스를 덮고 휴식을 취하고, 야외에서 선 채로 도시락을 먹는 등 열악한 처우를 담은 사진들이 비치됐다.

전날 경찰청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경주 일대에 부족했고 국가 정상들의 입국이 예정보다 빨라져 양질의 숙소를 확보하기에 한계가 존재했다고 해명했다. APEC 파견 경찰관 숙식 문제는 행사 전부터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경찰청은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해 경찰청에 사실관계 파악 및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행사 준비 과정에서 경찰청으로부터 문제없이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사전 보고와 실제 대비가 달랐던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찰청은 김 총리 지시에 따라 국제행사 관련 대책을 검토 중이다. APEC 후속 조치를 위해 파견 경찰관들로부터 애로사항 등도 파악하고 있다.

"지역 인프라 부족은 변명", "과잉 인력 동원 관행"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공개한 APEC 회의기간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사진전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공개한 APEC 회의기간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사진전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서라도 원인부터 분석해야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역 인프라가 부족했다는 해명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지역행사 때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합리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경력을 행사에 투입한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행사 당시 경북 지역에는 하루 최대 1만8600명 경력이 동원됐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과잉 인력 동원은 관행이 됐다"면서 "경호·경비 계획은 단순 배치를 넘어 교대 근무 및 이동·숙식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비책을 포함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도 "이제는 과학기술이 동원돼야 한다. 인력 중심 경비·보안 체계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찰청 지휘부가 적극적으로 예산 확보 노력에 나섰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05년 부산 APEC 때도 숙소 부족으로 학교 체육관이나 강당을 활용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예산 당국 및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 예산을 미리 받아 행사 규모나 성격에 맞게 철저히 계획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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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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