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수능]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진행된 13일 오후 4시40분쯤 용산고 교문이 열리면서 학생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저마다 손을 흔들며 수험생 자녀를 찾았다. 학부모들은 "고생했다"고 말하고는 자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토닥였다. 한 학부모는 정문 앞에서 아이를 보자마자 꼭 껴안고는 1분여 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아들을 안은 양혜연씨(46)는 울먹거리며 "우리 (쌍둥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커서 이렇게 함께 수능 시험장에 온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계속 마음을 졸였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긴장이 확 풀렸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오늘 성적을 떠나 아이들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광남고 고사장 주변에는 4교시 탐구영역이 끝나기 전부터 학부모 등 1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시험을 마치고 나올 수험생을 기다리며 정문만을 바라봤다. 일부 학부모는 식사할 장소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대학교 1학년 김민건씨(18)는 고등학생 때부터 교제한 여자친구를 위해 꽃다발을 준비했다. 김씨는 "작년 수능을 칠 때 여자친구도 꽃다발을 들고 왔다"며 "먼저 수고했다고 말한 뒤 함께 저녁을 먹을 것"이라고 했다.

정민기씨(30)는 휴가를 내고 수험생 아내의 도시락을 준비했다. 그는 "덤덤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아내가 최근 퇴사를 하고 한의대 진학을 위해 5개월 동안 공부했다는데, 고생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온 가족이 나서기도 했다. 반포고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조모씨(48)는 "아침에 '잘하고 올게'라고 말하는 걸 듣고 찡했다"며 "종일 떨려서 집에서 기다리다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라고 했다. 신형민군(11)은 "형이 재수만 안 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재수하면 형과 함께 놀 수 없다"라고 했다.

용산고에서 만난 김성인(49)·이은하(49) 부부는 "아들이 어제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수능 잘 보고 돌아오겠다며 깜짝 영상을 선물하고는 절을 했다"며 "수능은 끝났지만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개운한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효은군(18)은 "너무 개운하고 마음이 놓인다"며 "1년 동안 공부에 집중하느라 힘들었는데 이제 편히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효솔군(18)은 "쉽지는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나름대로 잘 풀고 나온 것 같아 후련하다"며 "일단은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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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 일로는 '잠자기'를 꼽았다. 광남고에서 만난 재수생 이하민씨(19)는 "잠부터 자고 싶다"며 "이후에는 수험생 할인이란 할인은 다 받고 놀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재수생 김소연씨(19)도 "일단 자고 싶다"고 했다.
2026학년도 수능은 오후 5시45분 제2외국어와 한문 과목을 끝으로 종료됐다.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수능 지원자는 전년보다 약 6% 증가한 총 55만4174명으로 2019년 59만4924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