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급발진 주장 인정 전무
평균 연령 62세… 대책 시급

최근 차량이 행인에게 돌진하는 사고 피의자인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 5년간 주장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05건의 차량 급발진 주장 사고들을 감정한 결과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경우는 1건도 없었다. 국과수에서 진행한 감정의 약 86%가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분석됐다. 나머지는 기타 및 논단불가로 분류됐으며 이는 차량파손이 심하거나 EDR(사고기록장치)가 없는 경우다.
급발진 주장은 차량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사고가 대표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트럭 운전자 A씨(67)는 당초 제기한 급발진 및 제동장치 미작동 주장과 달리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확보한 페달 블랙박스 등 증거를 바탕으로 A씨의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페달 오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령운전자 사례가 많은 만큼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제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과수에 접수된 사고감정 운전자의 평균연령은 모두 62세 이상이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일본은 3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입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90%가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했고 관련 사고예방 효과가 있었다"며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정부지원금을 제공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낮시간대나 병원에 갈 때만 운전을 허용하는 등 한정면허제도도 좋은 대안"이라며 "어르신 이동권도 보장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장치는 차량의 분당 회전수(RPM)가 치솟을 때 연료를 차단하는 등 급가속을 방지한다. 다만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2029년 제작 및 수입되는 신차부터 적용된다.
이에 경찰청은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약을 맺고 올해 5월부터 고령운전자 141명을 대상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관련 분석결과는 다음달 중 발표된다.
박진호·김지현 기자 zz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