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게시 금지 가처분 후 비슷한 현수막 바꿔달아도 다른 범죄"

대법원 "게시 금지 가처분 후 비슷한 현수막 바꿔달아도 다른 범죄"

오석진 기자
2025.11.24 06:00
대법원 청사. /사진=뉴시스
대법원 청사. /사진=뉴시스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수막이 수거된 뒤 비슷한 내용으로 바꿔 달았다면 각각 다른 범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옥외광고물법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60대 김모씨에 대해 앞선 사건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고 이중기소라고 판단해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18년 4월9일부터 2019년 6월11일까지 서울 서초구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현수막을 전봇대와 가로수 등에 게시해 명예훼손과 옥외광고물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해당 현수막에는 "언론 매수를 통해 기사 댓글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에 앞서 비슷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있다. 김씨는 2017년 12월11일부터 2018년 1월24일까지 허위사실을 적시한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8년 3월30일 법원은 피해회사 등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현수막을 수거했다. 2021년 7월9일 김씨는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같은해 10월28일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유죄가 확정됐다.

1심과 2심은 두 사안이 동일한 범죄에 해당해 이중기소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중기소란 동일한 사건에 대해 법원에 두 번 공소가 제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나왔고, 2심에서도 항소가 기각됐다.

대법원은 두 사안을 별개의 것으로 봤다. 대법원은 "2018년 3월 현수막이 수거된 후 첫 번째 범행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가처분 결정에 따른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김씨가 선행 현수막의 표현과 다소 다른 내용의 현수막을 같은해 4월 새로 게시했다"며 "각 사건 사이에는 범의의 갱신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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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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