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당시 위법성 인식이 없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화는 받았지만 공모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 의원은 전날(2일) 오후 3시부터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약 2분 남짓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추 의원이 비상계엄 당일 밤 11시22분 윤 전 대통령과 통화에서 표결 불참을 당부하는 취지의 협조 요청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당시 통화한 것은 맞지만 '계엄 상황에 대해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발언만 있었을 뿐 직접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한다.
추 의원은 이 부장판사가 질문한 내용에도 일부 직접 답변했다. 이 부장판사는 '위법성 인식 여부'에 대해 주로 질문했다. 구체적으론 '국회가 통제되는 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 '국회에 군인이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봤냐'고 물었다.
추 의원 측은 "국회가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와 (위법성 등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며 "군인이 국회로 들어온 상황의 경우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내대표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로서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비상계엄 선포 당일 표결에 참여하는 등 독자행동을 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열었다는 뜻이다.
심사는 약 9시간 만인 같은 날 밤 11시55분쯤 종료됐다. 심사에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먼저 약 3시간40분 동안 발언했다. 특검팀은 심사를 위해 741쪽 분량의 의견서와 304장 분량의 PPT를 준비했다. 박억수 특별검사보와 최재순 부장검사 등 6명의 파견검사가 심사에 출석했다.
이후 추 의원 측은 약 25분의 쉬는 시간을 갖고, 약 3시간30분간 발언했다. 이 부장판사가 직접 양측의 의견을 묻는 시간도 1시간 이상 이어졌다. 오후 11시30분이 넘어가는 시각이 되어서야 최후 진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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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5시가 가까운 시각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치 뒤 그에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함이 타당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법원의 결정은 존중한다. 다만 수긍할 수는 없다"며 "신속히 공소를 제기해 법정에서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의도적으로 국회가 아닌 당사로 의원들을 모이게 해 비상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의총 장소를 국회→당사→국회 예결위 회의장→당사로 세 차례 변경해 다른 의원들의 표결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추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3일 밤 11시 이후 홍철호 전 정무수석과 통화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 전 대통령과 연달아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해당 통화에서 추 의원이 특정한 역할을 전달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