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다른 주소·전번에 연락 없이 공시송달 후 판결은 위법"

대법 "다른 주소·전번에 연락 없이 공시송달 후 판결은 위법"

조준영 기자
2025.12.08 06:00

피고인의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연락을 취하려는 충분한 노력 없이 공시송달한 후 판결하는 것은 절차상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사기·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환송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보이스피싱범죄 범행을 벌여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석방됐지만 정지기간이 종료할 때까지 수감장소로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기존 주소지에서 소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경찰 회신을 받고 공시송달 방법으로 피고인에 대한 소환장을 송달했다. 형사소송법 제63조에 따르면 피고인의 주거, 사무소와 현재지를 알 수 없는 때에는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

이후 2, 3차 공판기일에도 피고인이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했고 4차 공판기일에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르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피고인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 진술 없이 판결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건기록에는 피고인의 기존 주소지 외에도 피고인의 다른 주거지 주소와 피고인 본인과 가족의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었다. 재판부는 다른 주소로 소환장을 송달하거나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이 잘못됐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2심은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에 기록상 나타나는 피고인의 주거지 주소 등으로 송달을 실시해 보거나 피고인 본인 및 가족의 연락처로 전화해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이러한 원심 판결에는 피고인에게 출석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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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획실 조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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