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택시기사 살해 20대 "다른 인격이 지시한 것"…사형 구형

화성 택시기사 살해 20대 "다른 인격이 지시한 것"…사형 구형

채태병 기자
2025.12.08 15:52
자동차 사고 관련 삽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자동차 사고 관련 삽화.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경기 화성시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남성은 살인 후 택시를 훔쳐 운전하다가 행인 2명을 치기도 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정윤섭)는 이날 살인과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 재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30년간 전자장치 부착과 5년의 보호관찰,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도 요청했다.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룸미러로 기분 나쁘게 쳐다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 안에 있는 또 다른 인격체 OO이 범행을 지시했다고도 주장했다.

검사가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느냐"고 묻자, A씨는 "거울로 계속 째려보길래 기분이 안 좋았다"고 답했다. A씨는 택시비를 낼 생각은 있었냐는 질문에 "아버지나 누나에게 빌려서 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택시를 빼앗아 운전하던 중 행인 2명을 친 이유에 대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며 "택시 타고 어머니가 있는 집에 가서 얘길 나눈 뒤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범행과 연관된 인격체가 있느냐"고 묻자, A씨는 "OO이 함께 얘길 듣고 있다가 택시기사에게 덤벼 찌르라고 했다"며 "구치소에서도 머릿속에서 (계속 타인을) 죽이라고 하는데 정신력으로 버티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 찾아온 피해자 아들은 신문 과정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유족 측은 재판부에 "반성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며 "자기 죄를 감추는 데만 치중해 화가 난다"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내년 1월15일 열린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26일 새벽 3시30분쯤 화성시 비봉면에서 60대 택시기사 B씨를 살해하고, 그의 택시를 훔쳐 도주하다가 행인 2명을 치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사건 당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여성으로부터 "집에서 위험에 처했다"는 내용의 연락을 받고 B씨 택시에 탑승했다. 그는 여성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흉기 3점을 챙겨 갔는데, 여성이 알려준 장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이었다.

여성에게 속은 A씨는 화가 난 채로 B씨 택시에 다시 탑승해 화성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길을 헤매면서 두 사람 간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후 A씨가 가방에 있던 흉기를 꺼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살해 후 택시를 훔친 A씨는 비명을 듣고 나온 인근 주민 2명을 차로 충격한 뒤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약 1시간 후인 오전 4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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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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