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규제철폐 142호, 정비구역 추진위 자체구성 허용…공급속도 2.5년 이상 단축
금천 독산2구역, 고시 전 주민 재개발 추진위 설립 완료

"정비사업을 위한 조직 설립을 한 두 달 빠르게 하면 입주를 2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정지은 독산2구역 재개발추진위원장)
서울 금천구 독산2동 1072번지 일대는 수십년간 저층 주거지였다. 노후 빌라와 단독주택 등의 반지하 가구는 여름이면 침수 피해를 걱정해야 했다. 주민들은 좁은 도로에서 마주오는 차량을 피해 곡예하듯 운전했다. 난방 효율이 떨어져 겨울이면 집에서도 추위에 떠는 일이 다반사였다. 주민들은 재개발을 간절히 바랐다.
그러자 서울시가 규제철폐로 화답했다. 독산 2구역 주민들은 정비계획공람 기간 중 설명회를 열어 두 달만에 66%의 동의서를 받고 추진위원장을 뽑았다. 서울시 규제철폐안 142호를 적용한 첫 재개발 사례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독산2구역은 최고 40층·2065세대의 대단지 아파트로 바뀐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규제철폐 142호는 '갈등이 없고 주민 역량이 충분한 지역'에 한해 도시정비사업 추진위원회(추진위) 자율구성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속도가 평균 2.5년 이상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전에는 자치구청장이 정비계획을 수립해 입안하고 서울시장이 심의 후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해야 주민들이 추진위를 구성하고 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정비구역 지정 고시 전에도 추진위 구성이 가능해졌다. 공공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추진하는 동안 '투트랙'으로 주민들이 법적 조직을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한 발 나아가 지난 8월27일 추진위 자율구성(규제철폐 142호)을 허용했다. 정책 환경 변화와 주민 요구를 반영해 갈등이 없는 구역은 자율적으로 추진위를 구성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비리와 주민 갈등 해소를 위해 앞서 2010년 전국 최초로 공공지원제도를 도입했다. 공공이 개입해 예산을 지원하고 임원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정비사업의 안정적 추진 기반을 다졌다.
정지은 독산 2구역 추진위원장은 "재건축 사업성을 보장하는 건 속도인데 규제철폐로 속도전이 가능해졌다"며 "추진위를 빨리 설립하면 주민들이 사업에 안정감을 느끼고 사업 과정에서 추가로 기간을 단축할 지점을 찾아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서울시의 규제철폐 덕에 내년 1~2월로 예상되는 정비구역 지정 고시 전인 지난 12일 주민 투표를 거쳐 추진위원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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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정비사업은 통상 정비구역 지정 후 추진위 구성,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착공·준공인가, 조합해산·청산 등의 과정을 거친다. 독산 2구역은 내년 6월 조합 설립이 예상된다. 추진위는 2034년쯤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추진위가 조기에 설립된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줄이면 입주 시기도 크게 단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 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이 좋을 때는 주민들이 각 단계마다 바로 바로 동의를 해준다"며 "10·15 대책이 아니었다면 훨씬 빠르게 추진위가 설립됐을 것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려면 최대한 행정처리를 빠르게 끝내놓는 게 중요하다"며 "중간 단계를 1~2개월씩 줄이면 입주가 1~2년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추진위 구성 승인과 조합 설립 인가 절차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공공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공공지원제도를 통해 민관이 협력해 성공적인 정비사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