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여성을 '가스라이팅(상대방의 심리를 조작해 지배하는 일)'해 100억원가량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구고법은 이날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는 교제를 빙자한 심리적 지배로 20대 여성 B씨에게 100억원을 가로채고 그 중 약 70억원의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교제하며 B씨 부모가 재력가란 사실을 알게 됐고, B씨에게 부모가 보관하던 현금·자산을 자신에게 보내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죄 수익금 100억원 중 약 70억원을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품권으로 바꾼 뒤 이를 다시 개인 상품권 업자에게 되팔아 현금화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은닉한 현금과 상품권 29억 원상당, 고가 명품 시계와 가방 등을 압수했다.
1심 재판부는 "통상 사기 범행과 다른 면이 있다.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말살·파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며 "피해자 가정은 엄청난 채무를 부담하게 됐고 정신적 고통으로 정상 생활을 하기 힘든 타격을 받았다"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양형이 부당하다'는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6년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돈을 편취한 횟수가 200회를 넘어서고 전체 편취금도 100억원을 초과한다"며 "이 법원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가방·신발 등 압수물들을 피해자들에게 교부하는 판결 선고로 피해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