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경 인사 4개월째 표류…서장 없는 '대행 경찰서' 속출하나

경찰 총경 인사 4개월째 표류…서장 없는 '대행 경찰서' 속출하나

김미루 기자
2025.12.22 15:30

경찰청. /사진=뉴스1.
경찰청. /사진=뉴스1.

경찰 총경급 하반기 정기인사가 연말까지 미뤄지면서 하반기 퇴직 예정인 총경들이 공로연수 없이 현업을 이어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서장이 후임 없이 퇴직하면 당장 내년부터 경무과장 등 대행이 경찰서장을 맡은 '대행 경찰서'도 속출할 전망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퇴직자 공석만 최소로 채우는 소폭의 '크리스마스 인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정년퇴직 예정인 총경 34명은 인사 이동 없이 기존 보직을 유지한 채 오는 31일 퇴직일을 맞을 예정이다. 총경은 경찰청과 시·도경찰청 과장, 일선 경찰서장을 맡는 고위 간부다.

통상 총경급 간부는 퇴직 4~5개월 전 인사로 후임자에게 업무를 넘긴 뒤 공로연수에 들어가 퇴직 준비 교육을 받는다. 최근 5년간 하반기 총경 전보 인사는 △2020년 8월14일 △2021년 7월15일 △2022년 8월11일 △2023년 7월27일 △지난해 8월22일 등 7~8월에 단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하반기 인사가 12월말까지 지연되면서 퇴직 예정자들이 사실상 공로연수 없이 현업에서 퇴직을 맞게 된다. 후임이 없는 경찰서장은 경무과장 등에게 경찰서를 맡기고 퇴직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최근 5년간 하반기 총경 전보 인사 날짜. /그래픽=윤선정 기자.
최근 5년간 하반기 총경 전보 인사 날짜. /그래픽=윤선정 기자.

통상 시기보다 4개월 이상 늦어진 탓에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 고위관계자는 "새로운 지휘부가 지정되지 않으면서 조직이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며 "인사가 늦어지면서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과 실행이 필요한 현안들이 제때 정리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찰 지휘부는 이달 내로 인사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8일 경찰청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총경급 전보 인사와 관련해 "현재 검토 중으로 올해 안에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열린 이른바 '총경회의' 참석자들 명예회복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 부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인사 지연의 핵심 변수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 중인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꼽힌다. 조사 마무리 시점이 다음 달 31일로 예정돼 결과가 나와야 고위직 인사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 직무대행은 헌법존중TF와 관련해 "여러 수사도 이뤄졌고 재판도 진행 중인 부분이 있어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 파면으로 인사 논의가 다시 움직일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차기 경찰청장 임명까지는 경찰위원회 동의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대규모 전보·승진 인사는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인사가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을 전후로 대규모 이동 없이 퇴직자 때문에 생기는 공석만 최소한으로 채우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예 하반기 인사를 건너뛰고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로 통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총경급 경찰관은 "조직이 계엄 관련해 경찰을 대상으로 수사 중인 사건 조사도 크게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인사가 크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하반기 퇴직자들이 있는 주요 보직을 비울 수는 없는데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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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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